(콘솔게임시장 폭풍성장)②집에서 게임 같이 즐기는 부모·자녀 세대, 콘솔게임 성장 이끈다
"게임은 소통 도구"…게임세대 변화가 게임문화 바꿔
'동물의숲' 닌텐도 스위치, 콘솔게임 대중화 주역
입력 : 2020-10-13 06:00:00 수정 : 2020-10-13 0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 IT업계에 종사하는 40대 중반 직장인 허모씨는 주말에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집에서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콘솔게임을 즐긴다. 2시간가량 게임을 하는데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허씨는 “게임은 자녀와의 소통 도구”라며 “예전 같았으면 자전거 타거나 밖에 놀러 갔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못나가고 자녀와 집에서 콘솔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 6월 ‘중고나라’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어렵게 구매했다”며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는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하려고 하루 전날에 와서 줄을 서기도 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경우 게임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는 놀이문화로 뿌리를 내렸다. 게임이라는 문화에 대한 관용 또는 개방성이 바로 콘솔게임 시장이 일찌감치 커진 배경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은 숨어서 은밀하게 할 수밖에 없는 유해한 무엇이었다. 게임을 즐기러 오락실을 출입하는 게 일탈의 일종으로 취급받았던 때가 불과 20여년 전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도 상황이 달라졌다. 세대가 바뀌면서 국내 콘솔게임시장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30대, 40대 부모들은 아이와 집에서 콘솔게임기로 노는 데 익숙한 세대다. 어렸을 때부터 모바일, PC게임 등을 접해 게임 자체에도 열려 있는 편이다. 과거 집에서 부모 중심으로 드라마, TV 등 채널 선택권이 제한됐다면, 지금은 대놓고 TV에 콘솔게임기를 연결해 자녀와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굳게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다 집에 데스크탑PC가 없는 집이 꽤 많아진 것도 콘솔 시장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 중이다. 게임을 하려면 PC방에 가야하는데 막상 나서기는 귀찮고, 모바일로 하기에는 맛이 나지 않는다. 콘솔로 게임을 혼자서, 때로는 아이와 함께 즐기는 문화가 싹튼 이유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자녀와 즐기는 콘솔 게임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게임이 세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닌텐도 스위치 등 하드웨어 플랫폼의 변화도 국내콘솔게임 성장을 이끄는 요소다. 콘진원에 따르면 2013년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2014년 엑스박스 원 등 8세대 콘솔게임기가 발매돼 꾸준히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2017년 말 닌텐도의 스위치가 정식 발매되면서 2년 연속 40% 이상의 성장을 이끌었고, 올해 비대면 사회를 촉진한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내 닌텐도 게임기 유통사인 대원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닌텐도 스위치 판매량은 9만96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넘는 106.4% 증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위치 게임 타이틀 판매량은 32만5545개로 전년 대비 189.7% 늘며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캐주얼 육성게임인 '모여봐여 동물의숲(동물의숲)'은 닌텐도 스위치 품절현상을 만든 킬러타이틀로 국내서도 품절 현상을 빚을 만큼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다. 오는 11월 출시될 9세대 콘솔인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X는 지난달 국내에서 사전예약을 진행한 결과 조기에 품절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비대면 사회를 특징으로 하는 코로나19가 콘솔게임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안 놀이의 중요성이 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게임유저들의 경우 특히 집에서 할 수 있는 콘솔게임 이용이 늘었다"며 "닌텐도 스위치의 동물의숲은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만큼 킬러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콘솔 게임 이용자들에게 코로나19 이후 콘솔 게임 이용 시간에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본 결과, '증가한 편'이라는 응답이 41.4%로 '감소한 편'이라는 12.5% 응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닌텐도 스위치.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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