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규제 피했는데…김포·파주 갈리는 희비
김포 상승 때 파주는 하락·보합…“교통망이 실수요에 영향”
입력 : 2020-10-13 15:02:47 수정 : 2020-10-13 15:02:4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 규제를 피한 김포와 파주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풍선효과 영향을 받아 가격이 급등했던 김포는 여전히 집값이 오르고 있으나, 파주는 반짝 상승했다가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세금 규제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서울 외곽 수도권의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지역의 광역 교통망이 집값 향방을 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주(5일 기준) 경기 김포시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07% 올랐다. 이 같은 상승은 6·17 대책 이후로 계속되고 있다. 김포와 파주를 제외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정책 발표 이후, 김포는 6월 4주차(22일)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 주 대비 1.88% 오르며 급등했다. 현재는 상승폭이 작아졌지만 오름세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김포시의 집값 상승은 실거래가에서도 나타난다. 김포 걸포동에 위치한 ‘오스타파라곤2단지’ 전용 136㎡ 매물은 지난 9일 5억7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 8월 5억2000만원에서 5500만원 상승한 값이다. 두 달 사이 10%가 뛰었다. 이달 10일 3억5000만원에 팔린 마산동 ‘한강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3억3500만원보다 1500만원 올랐다. 
 
이밖에 구래동에선 ‘호반베르디움 더 레이크 2차’ 단지의 전용 84㎡가 지난달 25일 4억8500만원에서 29일 5억500만원으로, ‘호수마을 e편한세상’ 전용 84㎡는 7월 3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4억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파주시는 집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달 첫 주에는 전 주 대비 0.02% 하락했다. 6월 4주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가 지난달 2주차(14일)에 0.02% 하락전환했다. 보합과 하락을 반복하며 상승전환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나오고 있다. 파주 와동동 ‘가람마을7단지 한라비발디’ 전용 131㎡ 매물은 지난달 24일 4억6000만원에 거래됐는데, 7월 초 4억8000만원보다 2000만원 떨어졌다. 목동동 ‘해솔마을 5단지 삼부르네상스’ 아파트의 전용 84㎡도 지난 7월 3억5800만원에서 지난달 3억4000만원으로 내려갔다. 문산읍 ‘파주힐스테이트 1차’ 전용 84㎡는 8월 2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2억8000만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김포와 파주 모두 규제지역 지정을 피했지만 집값 향방은 사뭇 다르다. 이는 교통망에 따른 서울 접근성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포는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김포 도시철도가 지난해 개통하면서,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환승역인 김포공항역으로 연결된다. 
 
반면 파주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제외하면 뚜렷한 교통 개선 소식이 없고, GTX마저도 아직 공사 중이다. 다주택자 중심의 세금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짙어져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된 상황인데, 파주는 아직 교통망이 취약해 실수요가 유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잇단 정부의 규제로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형성됐다”라며 “교통망에 따른 서울 접근성이 김포와 파주 집값에 차이를 가져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교통망 개통 여부의 차이가 두 지역의 집값을 갈랐다”라며 “향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본격화할 경우 파주로 유입하는 수요는 더 적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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