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감염 뒤 사망···백신 나와도 효과 있나?
입력 : 2020-10-14 17:34:36 수정 : 2020-10-14 17:34:36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네덜란드 여성이 코로나19에 재감염된 뒤 숨진 사건이 발생하자 코로나19 면역과 항체 지속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항체 지속이 짧은 만큼 백신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항체가 제대로 생성된다면 수개월 동안 면역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메디컬센터(Maastricht University Medical Center) 연구진은 13일 ‘임상 감염병’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 골수암으로 투병 중이던 89살 네덜란드 여성이 코로나19에 재감염된 뒤 숨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재감염으로 사망한 사례는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사망자가 고령인 데다가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두 번째 감염을 이겨내지 못하고 숨진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해당 여성이 받은 항암 요법의 유형을 고려하면 항암치료 후에도 코로나19에 맞설 수 있는 면역반응은 충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는 전 세계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다. 중앙방역 대책본부가 지난달 22일 밝힌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재감염 사례는 6건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20대 여성이 재감염 의심 사례로 보고됐으나 아직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재감염 사례는 공식 확인된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본다. 의학 저널 ‘랜싯 감염병’은 코로나19 재감염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4차례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16일 미 시애틀의 카이저 퍼머넌트 워싱턴 건강연구소에서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1단계 안전 연구 임상실험을 위해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20일(현지시간) DNA 백신을 25마리의 붉은털원숭이에게 예방접종한 뒤 원숭이들에게 항체가 형성됐다고 발표했다. 2020.05.21 사진/뉴시스
 
재감염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이 쓸모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재감염이 수개월 내 다시 일어나는 등 항체의 지속기간이 짧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체 지속 기간에 따라 백신 수명이 결정된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재감염 사례들은 잠재적으로 백신이 얼마나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감염 발생 원인이 첫 번째 감염 후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마크 반 란스트 벨기에 루벤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첫 번째 감염 후 항체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게 재감염의 이유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감염학과 교수는 “재감염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항체는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게 된다”고 했다.
 
실제 A형 간염, 수두, 홍역, 자궁경부암 등은 1차 예방 접종 후 수개월 후 2~3차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독감의 경우 매해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코로나19 항체가 3개월~7개월간 유지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코로나19 항체 수명이 3개월 정도라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4개월, 미국 애리조나 연구팀은 5~7개월간 항체가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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