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슈퍼도 낮엔 점주가, 밤엔 기계가 계산한다
중기부, 스마트슈퍼 1호점으로 형제슈퍼 선정
신용카드·체크카드만 있으면 야간에도 출입 가능
2025년까지 스마트슈퍼 4000개 육성
입력 : 2020-10-15 16:14:25 수정 : 2020-10-15 16:14:25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스마트슈퍼는 야간 시간에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만 있으면 언제든 출입이 가능합니다.”
 
스마트슈퍼 1호점 점주 최제형 씨는 스마트슈퍼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그동안 부인과 둘이서 돌아가며 가게로 출근해야 했던 최 씨는 스마트슈퍼 덕분에 삶에 한층 여유가 생기게 됐다.
 
15일 서울 동작구 소재 형제슈퍼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마트슈퍼 1호점 개점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이창우 동작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전국 동네슈퍼 약 5만여개
 
동네슈퍼는 대표적인 서민 업종 중 하나로 전국에 약 5만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디지털화로 유통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그 수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중기부에 따르면 전국 동네슈퍼 점포 수는 2016년 5만8972개에서 2017년 5만8463개, 2018년 5만1943개로 연 평균 6.0%씩 감소 중이다.
 
특히 동네슈퍼 점주들은 하루 평균 16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으로 경영 여건과 삶의 질이 악화된 상태다. 여기에 자본력과 정보력도 부족해 스마트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정부는 스마트슈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슈퍼는 낮에는 유인으로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혼합형 무인점포다. 이 곳엔 무인 출입장비와 무인 계산대, 보안시스템 등 스마트 기술·장비가 도입된다.
 
이날 스마트슈퍼를 둘러보며 직접 물품 구매까지 시연한 박영선 장관은 “동네슈퍼에 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점주들에게도 저녁이 있는 삶이 생길 것”이라면서 “야간 시간에는 술과 담배 판매가 안 되지만 이 부분도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스마트슈퍼 4000개 육성
 
중기부는 내년까지 스마트슈퍼 800곳을 육성하고 2025년까지 그 수를 4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권 특성과 매장 규모 등에 맞춰 최소 3가지 점포 모델을 마련해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코디의 컨설팅 패키지를 지원한다. 시설 개선을 위한 저금리 융자도 점포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동네슈퍼의 경우 점주 연령대가 높은 것을 감안해 올해 말까지 구축되는 5개 시범점포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운영체계 중심으로 구현한다.
 
나들가게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는 온라인 상품 공급망에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로컬푸드 등 신규 제품군을 확대한다.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검색·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로 소비자와의 온라인 소통 활성화 및 마케팅 강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모바일 배송 서비스도 신규 도입한다. 올해 하반기 중 민간 배달앱을 통해 시범 실시한 후 내년부터 민간·공공배달앱에 개별 스마트 슈퍼를 입점시켜 소비자가 구매하면 단시간 내 배송 서비스가 제공된다. 최근 노인·주부들을 중심으로 확대 중인 근거리 도보 배달과 연계도 추진한다. 
 
동네슈퍼 점주가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기적인 온라인 교육도 제공되며 스마트슈퍼 모델 점포와 편의점 무인점포 현장 방문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무인 점포에서는 구매자 확인이 어려워 판매가 안 되는 담배와 주류 같은 제품군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매자 신분 확인을 위한 대체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이 15일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스마트슈퍼 1호점을 방문해 구매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정등용 기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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