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록 페스티벌…'펜타포트' 관전포인트는
16~17일 인천 송도 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 무대서 실시간 라이브 송출
트래비스·부활·넬·자우림 등 국내외 록 대표팀 출격
입력 : 2020-10-16 11:29:57 수정 : 2020-10-16 11:29:5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코로나19 시대에도 '록 윌 네버 다이(록은 죽지 않을 것)'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전면 온라인 생중계로 16~17일 시행된다. 펜타포트는 힙합, EDM이 득세하는 시대에 그나마 열악한 록 시장의 마지막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해온 국내 대표 간판 록 축제다. 
 
펜타포트는 록 페스티벌 환경이 척박했던 1999년 '트라이포트 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6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꾼 후 15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딥퍼플, 뮤즈, 트레비스, 언더월드, 콘, 들국화, 이승환, 서태지 등 1200팀 이상을 무대에 세웠고 총 90여만명의 누적관객을 동원한 국내 록페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매년 8월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펜타포트 역시 올해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를 피해갈 수 없다. 당초 일정을 하반기로 미루고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까지 계획했으나 관객들과 뮤지션, 스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주관사 변경과 '사골' 라인업(이전 출연한 뮤지션들의 재출연), 행사 본 취지와 상관 없는 프로모션 부스 섭외 등으로 지적을 받았으나, 올해는 국내외 록 대표팀 섭외로 자존심을 다시 쇄신하려는 분위기다.
 
2018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사진/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대한민국 1세대 인디 밴드로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자우림은 첫째날인 16일 헤드라이너로 선다. 자우림은 지난 2018년 펜타포트 메인무대 헤드라이너로 참여, 현장을 '자우림 월드'로 만든 바 있다. '고래사냥' 무대 때 관객 수백명이 삽시간 바닥에 앉아 한 ‘노젓기 퍼포먼스’는 펜타포트 역사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도 기록된다.
 
올해 데뷔 23년차인 밴드는 김윤아를 필두로 이선규(기타), 김진만(베이스)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총 10장의 앨범을 내왔으며 올해 7월 11집 선공개 형식으로 EP 'HOLA!'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작업 방향을 틀어 밝은 곡들을 담았다. 연말 EP 곡들을 포함한 11집을 낼 예정이다.
 
자우림.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올해 데뷔 21년차 밴드 넬도 이날 자우림에 앞서 출연한다. 넬은 펜타포트가 첫해를 맞던 2006년 출연을 시작으로 역사(2016년 메인무대 헤드라이너)를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정규 8집을 낸 밴드는 올해 순차적으로 싱글을 냈고, 연말 '사랑'에 관한 새 앨범을 낼 계획이다.
 
4년만에 새 앨범 발매를 앞둔 영국 대표 모던록 밴드 트래비스는 넬과 자우림 사이에 무대를 갖는다. 미리 해외에서 찍어둔 라이브 영상으로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밴드 넬.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트래비스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브릿팝 밴드. 콜드플레이, 킨, 스노우 패트롤, 스타세일러 같은 서정적 음악으로 데뷔 이래 10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올해 정규 9집 '10 Songs'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첫날에는 지난해 연말 결성해 화제가 됐던 '봄여름가을겨울 Re:union(리:유니온)'with(위드) 빛과소금, 이희문컴퍼니, 새소년, 비와이 등이 출연한다.
 
트래비스. 사진/뉴시스
 
둘째날인 17일에는 시나위, 백두산과 함께 80년대 그룹사운드의 전설로 꼽히는 부활이 저녁 7시 무대에 선다.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은 전설의 밴드는 하드록, 밴드음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하드록에 감성적인 멜로디를 결합시켜 비주류 언더그라운드 장르라는 틀을 깼으며, 그들 만이 할 수 있는 한국적 정서를 매 앨범 선보였다. 'Never Ending Story', '비와 당신의 이야기', '회상3', '사랑할수록', 'Lonely Night' 등이 대표곡이다. 최근에는 20년 만에 박완규와 만나 싱글을 냈고 14집을 12월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부활 김태원. 사진/뉴시스
 
이날 저녁 9시에는 4인조 사이키델릭 록밴드 국카스텐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국카스텐은 2017년 펜타포트무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바 있다.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에 찢어질 듯 까랑하게 내뱉는 보컬 하현우의 고음은 밴드의 전매 특허다. 3년 전 펜타포트 무대에서도 몽환적이고 주술적인 사운드는 록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부활과 국카스텐 무대 사이에는 미국 포스트메탈 밴드 데프헤븐이 라이브 영상으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2010년 활동을 시작한 데프헤븐은 2011년 첫 데뷔작 'Roads to Judah'로 메탈 음악계 신성으로 떠올랐다. 2013년 정규 2집 'Sunbather'는 2010년 주요 메탈 음반 중 하나로 꼽힌다. 2018년까지 총 4개의 정규작을 내놨고 지난해 11월 첫 내한 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만났다.
 
둘째날에는 이 외에 이디오테잎, 갤럭시익스프레스, 킹스턴루디스카, 동양고주파 등이 무대에 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뮤직 페스티벌이 종말 위기에 놓인 시대, 이 뮤지션들이 헤쳐간다. 1986년 부활의 데뷔작 타이틀(1집 'Rock Will Never Die')처럼, 록은 죽지 않을 것이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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