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 감소
강남·서초 줄고 마포·동작·성동 증가
입력 : 2020-10-19 15:20:55 수정 : 2020-10-19 15:20:5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매매거래 비중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2016년 이후 공개된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22.8%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최고 24.6%까지 늘었으나 올해에는 비중이 줄었다.
 
10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비중은 2016년 이후 연 평균 10% 내외 수준을 보였다. 그러다 반포동과 대치동 등 입지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을 마친 아파트들이 등장하면서 시세를 이끌었다. 강동과 동작, 마포, 성동 등 지역에서도 신축 아파트의 전용 84㎡ 매물이 10억원 클럽을 형성하면서, 서대문과 동대문,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처럼 가격이 비교적 낮았던 곳에서도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10억원 키맞추기에 편승해 서울 평균 집값을 올렸다. 
 
이에 지난해에는 10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매매 거래 비중이 24%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소폭 감소했다. 서울 중 특히 감소세가 뚜렷한 곳은 강남과 서초다. 이곳은 고가주택이 밀집돼 있다. 최근 5년동안 매해 서울 전체거래량의 10% 수준을 유지하던 강남과 서초의 거래는 올해 7.3%로 줄었다. 
 
이는 정부 규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9억원 이상 주택의 LTV 축소, 15억원 초과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지, 종부세율 상향,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재건축 사업 지연 등이 매수세 감소로 나타났다. 
 
이 사이 마포와 동작, 성동 등 신축아파트가 대단지로 밀집한 지역에선 10억원을 호가하는 단지의 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억원 이상 주택의 거래비중이 1.9%에 불과했던 성동구는 올해에는 옥수동과 금호동, 왕십리뉴타운 사업으로 10억원 이상 주택의 거래비중이 52.8%까지 급증했다. 마포구도 2016년에는 3.3%에 그쳤지만 올해 41.5%로 크게 늘었다. 동작구는 0.3%에서 36.7%까지 증가했다. 
 
중저가의 주택이 몰려 있어 신혼부부나 자금여력이 부족한 수요층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른바 서남부(금천, 관악, 구로)3인방과 동북권(노원, 도봉, 강북)3인방도 10억원 아파트 시대를 맞았다. 이들 6개 지역은 2016년 10억원 이상 주택의 거래비중이 0%였으나 올해는 10억원 이상 아파트가 출현했다. 금천구에선 독산동 롯데캐슬이, 관악구에선 봉천12-1, 2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등이 10억원을 이끌었다. 노원구에선 중계동의 대림벽산과 롯데우성, 미아동 미아뉴타운 등이 10억원 클럽을 주도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대형면적의 주택이 대부분 고가 매매거래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16년 1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평균 전용면적이 123㎡였으나, 올해는 평균 98㎡로 나타났다. 100㎡가 깨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10억원 이상의 가격대가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으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비중의 감소는 시장 가격이 하락했다기보다는 강남과 서초 등 주요 지역의 거래가 위축된 영향”이라며 “그간 고가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던 이들이 찾던 지역도 이제는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가 나오는 등 제2, 제3의 강남이 되고 있어 불안한 주택 시장에 또 하나의 뇌관이 될 우려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력한 규제 때문에 고가주택 거래시장이 일부 위축됐지만 해제되면 언제든 다시 급등하며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현재와 같은 규제기조를 유지하기보다는 거래시장으로 실수요자를 유도하고 매도자에게는 탈출구를 마련해주는 유연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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