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병 사용으로 하루 수백만개 미세 플라스틱 삼키는 아기
입력 : 2020-10-20 09:59:34 수정 : 2020-10-20 09:59:3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플라스틱 젖병에서 생산되는 미세플라스틱 때문에 12개월 유아의 경우 매일 평균 미세 플라스틱 158만개를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경우 하루 300~6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위험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대의 존 블랜드 교수 연구진은 1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식품’에 플라스틱 젖병에서 수 백만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생성된다고 밝혔다. 12개월 유아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흡입량은 매일 158만개로 추정된다고 했다. 연구진은 수온이 올라가고 젖병을 흔들수록 미세 플라스틱이 더 많이 나온다고 했다. 이번에 테스트한 플라스틱 젖병은 폴리프로필렌(PP)이 주원료로 세계 시장의 8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사진/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경우 하루 300~6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페트병, 티백, 플라스틱 용기 등에서 다량 검출되고 있다. 마리아 네이라 세계보건기구 공중보건 국장은 지난해 8월 “미세 플라스틱은 식수를 포함하여 어디에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미세 플라스틱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아직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존 블랜드 교수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위험성 또한 알기 어렵다며 우려를 표했다. 셰리 메이슨 프레도니아 뉴욕주립대 화학과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위장관 등을 지나 몸 전체로 운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테파니 라이트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환경보건센터 주임연구원은 “미세플라스틱은 빨리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과학자들은 젖병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으로 비플라스틱 용기에 분유 등을 가열, 식힌 다음 플라스틱 젖병에 담는 것을 제안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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