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보험상품 많은 교보생명 '역마진 공포' 엄습
5% 이상 고금리 비중 37.6%…빅3 생보사 중 가장 커…제로금리 시대 리스크 확대
입력 : 2020-10-21 06:00:00 수정 : 2020-10-21 06: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교보생명이 '빅3' 생명보험사 중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보험계약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교보생명의 보험료 적립금 중 5% 이상 고금리 비중은 37.6%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 상위 3사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5% 이상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은 각각 30.1%, 34.9% 수준이다.
 
10% 이상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도 교보생명이 빅3 생보사 중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10% 이상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은 0.3%로 삼성생명(0.1%), 한화생명(0.1%) 보다 각각 0.2%포인트 높았다.
 
전체 생보사 중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이 5% 이상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푸르덴셜생명의 5% 이상 고금리 보험료적립금 비중은 52.7%로 업계 평균 25.6%를 훌쩍 상회했다.
 
이어 △메트라이프생명(44.3%) △교보생명(37.6%) △한화생명(34.9%) △ABL생명(32.4%) △처브라이프생명(31.9%) △삼성생명(30.1%) △오렌지라이프(29.7%) △DB생명(22.6%) △미래에셋생명(22.5%) △AIA생명(19.5%) △동양생명(14.1%) △신한생명(13.9%) △푸본현대생명(12.9%) △흥국생명(12.4%) △KDB생명(12.3%) △DGB생명(9.9%) △라이나생명(7.2%) △NH농협생명(5.8%) △하나생명(2.2%) △KB생명(0.8%) △BNP파리바카디프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IBK연금보험(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생보사들의 고금리 보험계약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운용자산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역마진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실제 운용자산수익률은 하락추세다. 생보업계 평균 운용자산수익률은 지난 2015년 3.88%에서 △2016년 3.61% △2017년 3.45% △2018년 3.40% △2019년 3.35%로 떨어지는 중이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수익률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 보다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보사들의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 상품은 2023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더 취약하다. IFRS17 도입 시 보험 부채는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되는데,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된 저축성 보험 상품이 많을수록 보험사들의 부채부담도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생보사 금리확정형 보험료적립금 비중은 41.7%에 달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제로금리 시대에 운용자산수익률도 하락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오래된 보험사들의 경우 과거의 판매한 고금리 상품이 많아 장기적으로 금리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금리연동형 상품의 경우 금리에 따라 공시이율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확정이율 상품을 거의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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