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사·코나EV 화재 해명하느라…LG화학, 사상 최대 실적에도 '진땀'
"전지 사업 분할, 구조적 경쟁력 강화"…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입력 : 2020-10-21 17:28:34 수정 : 2020-10-21 17:28:34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화학이 올 3분기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전지사업부 분할과 코나EV 화재 등의 이슈가 불거지며 활짝 웃진 못했다.
 
LG화학은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 기준 매출액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8.8%, 158.7% 증가한 성적이며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2%, 영업이익은 57.8%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LG화학 설립 이후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313억원을 거뒀는데 약 10년 만에 새 기록을 쓴 셈이다. 매출액도 최고 기록인 2019년 4분기 7조4510억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성적은 위생 관련 재품 등 주요 제품 수요 호조와 유가 약세가 이어지며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이 호실적을 냈고 수십년간 투자를 이어온 전지 부문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덕이다. 전지 사업의 경우 유럽 주요 고객사들이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원통형 배터리 판매량이 늘고 IT 제품용 수요도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3조5836억원, 영업이익 7216억원을 기록했다. 전지 부문은 매출 3조1439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의 실적을 냈다. LG화학은 4분기에도 두 사업부가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관리자(CFO)는 "3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영향에도 연초부터 내부 효율성 제고, 현금 흐름 안정화, 미래를 위한 투자 지속 등 핵심 과제에 집중한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향후 매출 성장과 수익 확대 등 실적 개선은 지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LG화학
 
이처럼 실적이 급성장했지만 최근 불거진 이슈들로 마냥 웃진 못했다. LG화학은 현재 전지사업부 분할을 추진 중인데 주가 희석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나EV 화재가 배터리 결함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차동석 CFO는 "(전지사업부 분사에 대해) 여러 우려와 의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고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도 있다"며 "분할의 목적은 전지 사업에 최적화된 별도 조직을 구성해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및 효율적인 조직 운영과 구조적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주주를 달래기도 했다.
 
주주의 반발을 의식한듯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례적으로 전지 신설법인의 중장기 사업 목표와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분사 후 보다 다양한 투자 동원이 가능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시장 1인자 자리를 굳힌다는 각오다. 아울러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8조원가량의 매출을 2024년까지 3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컨퍼런스콜에서 코나EV 화재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코나EV에서 지속해서 불이 나자 배터리 결함이라고 원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장승세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현재 화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리콜 결정 후 고객사인 현대차와 함께 공동 태스크를 구성해 원인을 규명 중"이라면서도 "전지 본부는 최선을 다해 원인 규명과 함께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코나EV 리콜에 따른 충당금 관련 질문에는 "당사는 매달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충당금으로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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