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임 고공행진에 항공사 '안도'
3분기 내려갔던 항공 화물 운임 반등
내년 초 백신 수송 수요도 있어
화물 힘든 LCC는 '보릿고개'
입력 : 2020-11-10 05:51:00 수정 : 2020-11-10 05:51: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항공 화물 운임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여객 침체로 우울했던 항공업계가 돌파구를 찾았다. 이에 화물 운송이 가능한 항공사들은 내년까지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 지수인 TAC 인덱스는 지난달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각각 전달보다 25%·28% 올랐다.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요금은 지난달 말 일주일 새 26.2% 급증해 1kg당 6.0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 하반기 들어 최고 수준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 지수인 TAC 인덱스는 지난달 아시아~유럽, 아시아~미주 노선에서 각각 전달보다 25%·28% 올랐다. 사진은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항공 화물 운임이 오르는 이유는 최근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물량을 항공 운송으로 전환하는 수출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물 운송업의 전통적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블랙프라이데이, 성탄절, 중국 춘제 등 대형 행사가 예정된 만큼 물동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행 중 다행…화물 비중 더 늘릴 것"
 
국내 항공사 중 화물 운송 사업을 하고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됐던 수익 창구가 트였다는 반응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통해 수익을 내려면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화물 물동량이 늘면서 그게 가능해진 셈"이라며 "운휴 중인 여객기도 화물 운송에 투입하는 등 화물 부문을 확대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코로나19 백신 관련 운송 수요가 더해지면 운임은 더욱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기 '벨리 카고(Belly Cargo)'를 통한 화물칸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고, 백신 수요도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에 항공화물 운임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적사 중 현재 백신을 운송할 수 있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다. 백신은 2~8도의 저온 환경 등 운송 환경이 까다로운 편이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마련한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 'CEIV Pharma'가 필요한데, 이 인증을 보유한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전 세계 18개 항공사뿐이다.
 
항공 화물 운임 강세로 항공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올 2분기 높았던 화물 운임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 화물 경쟁이 심화하고 운임이 하락하면서 수익 폭이 줄었지만, 연말엔 다시 깜짝 실적을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화물 사업에 뛰어든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최근 LCC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화물 운송을 개시하기도 했다. 
 
화물 어려운 LCC는 '보릿고개'
 
반대로 화물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여객기가 작은 탓에 벨리 카고 운용도 제한적인 LCC들은 울상이다. 일본, 베트남, 중국 등을 중심으로 일부 국제선이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기업인이나 유학생, 거주민 등 상용수요를 대상인 만큼 수익성은 낮기 때문이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마저도 비용 문제가 따른다. 화물기로 개조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향후에 이를 다시 여객기로 복구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LCC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목적지 없는 관광 비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회성 상품 성격이 강한 탓에 수익성은 "간신히 손실을 메우는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해외 관광 비행 상품 허가와 함께 기내 면세 쇼핑을 허가해야 지속적인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관광 비행에서의 면세품 판매 허가를 논의 중이다.
 
한편 대부분 국적사들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면서 무급휴직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지원금 지급이 다시 시작되는 내년 새해까지 때아닌 '겨울나기'에 돌입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강제 휴직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항공업 종사자도 나오면서 업계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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