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상가 개조' 전월세 대책에 누리꾼들 "역부족"
입력 : 2020-11-18 16:59:14 수정 : 2020-11-18 16:59:1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전월세 대책으로 오피스텔·상가·호텔·공장 등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례없는 전세난 속에 정부가 마련한 대책으로는 공급량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야권의 집중포화도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내일 중으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월세 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에는 매입·전세 임대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물량을 모아 공공임대로 전환해 최대 10만가구까지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세 대책에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호텔 객실을 개조해 주거용으로 전환하거나 상가·공장·사무실 등 비주거용 건물 리모델링을 통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희망자가 전세 물건을 구해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대신 전세계약을 맺고 재임대하는 형태의 '전세임대'도 이번 대책에 포함될 전망이다.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방식은 짧은 시간 안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 직면한 전세대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한 전세대책 발표를 앞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 밀집 지역에 매매 및 월세를 알리는 정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누리꾼들의 정부 전월세 대책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누리꾼들은 "질적으로 살만해야지. 보여주기식으로 10만호 공급한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고 결국 애먼 세금만 낭비하게 될 것", "정책입안자는 당장 집을 팔고 호텔 원룸에 들어가라", "부동산 실패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자꾸 쓸 데 없는 새로운 정책만 내놓은데 정책이 산으로 가는 것 같다"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제시할 대책만으로 전세난 해소에 역부족일 것이라고 보고있다. 특히 호텔로 공급할 수 있는 주거 형태는 원룸 형태뿐이라 시장 수요에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앞서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베니키아 호텔은 지난해 12월 청년주택으로 전환해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당첨자의 90%가 입주를 포기했다.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의 주거 전환은 사업성 문제로 대상 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공공 임대주택에 입주하려는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9월 말 공고한 제2차 국민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979가구 모집에 9800명이 몰려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H의 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두자릿수의 경쟁률이 나온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관련해 야권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방이 아니다”라며 “교통과 교육 포기한 이 대표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임대차 3법 원상복구와 23회 부동산 대책 원점 재검토, 전월세 보증금 대출,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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