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항공업 볼모로 사법부·국민 협박 말라"
입력 : 2020-11-25 13:52:53 수정 : 2020-11-25 13:52:5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그룹이 항공업 재편과 일자리 유지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이에 반박했다.
 
KCGI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법부와 국민을 협박해서는 안 된다"며 "겸허하고 진지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KDB산업은행에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고 있다. 산은이 확보한 지분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의 신주 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은 이날 오후 KCGI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문한다.
 
KCGI는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산은이 지분을 확보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보다는 기존 주주에 먼저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CGI는 "7조원의 자금이 몰려 성황리에 채권 발행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한진칼이 이제 와서 차입과 채권 발행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이외에 가능한 대안들을 택할 의지가 아예 없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산은을 향해서는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지원한다면 자금 대여로 지원하거나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CGI는 "한진그룹 경영과 항공업 재편과 아시아나항공의 구제는 각각 다른 문제"라며 "억지로 연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책은행이 혈세를 동원해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에 지분 투자를 하고,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함을 넘어 이제는 사법부를 협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문이 끝난 후 법원은 내달 2일 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지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한진칼이 산은에 신주 발행을 못 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될 전망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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