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높아진 'K팝' 위상에 급변하는 음악시장
K팝 해외 열풍 영향…쏟아지는 '신인 아이돌'
글로벌 음반사들, 밴드·싱어송라이터 모색도
입력 : 2021-01-15 18:18:07 수정 : 2021-01-15 20:50:3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K팝이 세계 대중음악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면서, 국내 시장도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학습한 효과가 퍼지는 분위기다. 이제는 BTS에 앞서 빌보드 시장에 진출했던 월드스타들도 신인 아이돌 탐색, 제작, 론칭에 나서는 형국이다. 
 
4대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는 신개념 신인 그룹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경과 가상의 한계를 두지 않는 활동 방식이 4차 산업 시대 '음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K팝 열풍이 연일 확산하면서 'K팝 낙수효과'를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음반 유통사들은 해외 시장을 두드릴 만한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의 모색에 나서고 있다.
 
높아진 K팝 위상에 국내 음악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9년 만의 걸그룹…보이그룹 론칭하는 싸이·비
 
올해 가장 크게 주목할 만한 팀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새롭게 선보일 걸그룹이다. 
 
세계적인 음악 레이블로 도약한 뒤 첫 걸그룹이라 기대가 크다. 과거 SM엔터테인먼트 출신인 민희진 빅히트 CBO가 그룹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빅히트에 인수)과 함께 준비 중이다. 빅히트로서는 2012년 선보였던 '글램' 이후 9년 만의 신인 걸그룹 론칭이다.
 
민 CBO는 그룹 '소녀시대', 'f(x)'의 비주얼 디렉터 출신이다. 지난 2019년 7월 빅히트에 합류, 콘셉트와 영상, 이미지를 아우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팅과 브랜딩 전반을 담당해오고 있다. 
 
가수 싸이. 사진/뉴시스
 
'월드스타' 싸이, 비(정지훈)가 새롭게 론칭할 신인 보이그룹도 눈여겨 볼만 하다.
 
싸이는 올해 SBS TV 새 오디션 프로그램 'LOUD:라우드'(이하 '라우드')에 나선다. JYP엔터테인먼트 크레이티브총괄책임자(CCO)인 박진영과 차세대 보이그룹 두 팀을 탄생시키는 방송이다. 
 
싸이는 지난 2018년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기획사 피네이션(P NATION)을 차렸다. 이후 아이돌 그룹 출신인 현아와 던을 비로해 제시, 크러쉬, 헤이즈 등 개성 강한 뮤지션들을 차례로 영입해왔다. 기존 대형 기획사와 다른, 싸이 만의 색깔이 짙은 그룹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비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레인컴퍼니 하에서 보이그룹 '싸이퍼(CIIPHER)'를 제작해왔다. 곧 데뷔를 앞둔 7인조 그룹으로, 비가 신인 보이그룹을 데뷔시키는 건 2009년 엠블랙 이후 12년 만이다.
 
"국경, 가상 한계 없어"…시공 넘는 신개념 아이돌
 
4대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는 기존의 선발, 육성, 제작 방식을 넘어서는 그룹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와 소니뮤직이 공동으로 선보인 9인조 일본 걸그룹 '니쥬'는 'K팝 제작 시스템'의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 사례다. 
 
멤버 전원 일본인이지만 선발, 육성 등은 JYP가 맡아 진행했다. J팝이 하드웨어가 되고 K팝이 소프트웨어가 된 셈. 칼군무와 화려한 영상 등을 결합시키는 'K팝 제작 시스템' 자체를 현지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NiziU(니쥬) 'Step and a step'. 사진/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의 자회사 빅히트 재팬은 올해 '빅히트 재팬 글로벌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할 신인 아이돌 론칭이 목표다. 케이(K), 니콜라스(NICHOLAS), 의주(EJ), 경민(KYUNGMIN), 타키(TAKI) 등 5명은 엠넷 '아이랜드(I-LAND)'를 통해 우선 뽑혔다. 이들과 그룹으로 활동할 추가 멤버를 새 오디션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심지어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론칭한 에스파는 국경을 넘어 가상까지 초월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한다. 그룹명 에스파는 ‘Avatar X Experience’(아바타 X 익스피리언스)를 활용한 약자다. 실제 멤버들은 캐릭터화 시킨 가상의 멤버와 온,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협업을 선보이는 등 파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시공을 넘는 신개념 아이돌들이 4차 산업 시대 '음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음반사들, 신인 밴드·싱어송라이터 모색도
 
K팝 위상이 높아지고 유튜브 등 홍보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일각에서는 'K팝 낙수효과'를 실현하려는 움직임도 나온다. 
 
K팝에 대한 해외의 폭발적 관심이 록, 힙합, 재즈 등 한국의 다른 장르 음악의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다. 이른바 직배사라 불리는 글로벌 음반사 한국 법인들은 지난해부터 한국형 밴드, 싱어송라이터 발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미스피츠. 사진/소니뮤직
 
여성 싱어송라이터 ‘msftz(미스피츠)’는 지난해부터 보이콜드, 데미안, 케빈오 등이 속해있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출신 가수 박지민은 ‘제이미’로 개명하고 지난해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새 출발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팝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록 밴드 루아멜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2018년 데뷔한 남성 5인조 밴드로, 대표곡 뮤직비디오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0만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엔 여성 가수 쎄이와 유하, 남성 듀오 1415 등도 속해 있다. 림킴(LIM KIM)과 파트너십을 맺고 데뷔 솔로작을 성공적으로 유통한 사례도 있다.
 
최근 K팝 영향이 세지며 직배사들은 아이돌 그룹 준비까지 나서고 있다. 유니버설뮤직은 EXID(이엑스아이디)의 '위아래'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와 손을 잡고 2월 걸그룹 트라이비(TRI.BE)를 데뷔시킨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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