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너무 올랐나…거래 줄고 매물 쌓이고
상승폭 둔화하지만…“하락전환 가능성 낮다”
입력 : 2021-03-21 07:00:00 수정 : 2021-03-21 07: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가격 상승이 가파르던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소강 양상을 띤다. 가격 오름폭이 꾸준히 떨어지고 매매거래도 줄었다. 매물도 쌓이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하락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집값 급등에 따른 일시적 소강일 뿐 매수세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은 지난달 1주차 이후 줄곧 낮아지고 있다. 2월1주차에는 전 주 대비 0.1% 올랐으나 2월2주차에는 0.09%로 변동률이 소폭 낮아졌다. 이후 2월3주 및 4주차에 각각 0.08%, 3월1주 및 2주 각 0.07%, 3월3주차 0.06%로 변동률이 꾸준히 낮아졌다. 지수 자체는 오르고 있지만 오름폭은 둔화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아파트 매물도 꾸준히 쌓이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집계 결과 서울 매매 시장에 나와있는 아파트 매물은 지난 19일 기준 4만5991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물이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달 15일에는 3만7973개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매물이 다시 누적되기 시작했다. 이에 매매 매물은 약 한 달 새 8018개 증가했다. 
 
공급은 점점 풀리는데 수요가 쉽게 붙지 않는 양상이다. 이는 거래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공개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493건이다. 지난해 2월에는 830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0건 가량 적다.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 아직 남았으나, 지난해 수준의 거래량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건 지난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수요자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같은 해 1월 대비 18.6% 뛰었다. 2018년을 제외하면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아울러 2·4 대책의 공급 기대감과 대출 금리 인상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은 “물량 확대 기대감,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 오름폭이 지속적으로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안정적 국면이 하락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집값이 높아 수요가 대기 중인 것일 뿐,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매물을 받아줄 매수세가 다시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논란으로 2·4 대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는 점도 매매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LH와 정부는 공급 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토지주들의 반발과 공공 불신이 심해져 사업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 기대감 약화로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하락전환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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