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인앱결제 금지법'…"구글·애플에 중대한 분기점"
세계 최초로 빅테크 갑질에 제동
“한국이 선례 만들어…주변국에 연쇄 효과”
입력 : 2021-09-01 15:34:27 수정 : 2021-09-01 15:34:2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수수료 갑질을 막는 이른바 ‘구글방지법’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온 만큼 앞으로 외신은 앞으로 기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8월에 상원에서 '열린 앱마켓’ 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 사용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앱결제는 구글·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만 유료 앱·콘텐츠를 결제하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빅테크기업의 독과점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법안은 기업이 자사 앱마켓에앱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인앱결제 사용을 강요해서 안 된다고 명시했다.
 
미국 상원에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을 정조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사진/뉴시스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횡포를 우려하며 유사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영국과 독일에서는 지난 6월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 등 독점 행위에 대한 규제 당국의 조사가 시작된 바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31일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구글·애플 등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에 나섰다. 한국 정부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구글과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를 규제하게 됐다.
 
애초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국내에 인앱결제를 강제도입하려 했었다. 구글과 애플은 현재 총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이러한 정책을 통해 매년 327억달러(약 38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인앱결제를 두고 빅테크 기업이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행위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네이버·카카오 등이 이끄는 이익 단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면, 국내 관련 산업 매출이 연간 약 2조3000억원 줄어들고, 생산 감소 효과는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외국의 앱 개발자들도 인앱결제를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미국의 유력 게임회사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 역시 애플의 수수료 부과 강제를 비판해왔다.
 
한국이 최초로 인앱결제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각국 정부가 이번 규제를 참고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웨드부시 시큐리티의 대니얼 아이브스도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말이 아닌 실제 행동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변국에도 연쇄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과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앱스토어 사업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선례가 됐다"라며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구글과 애플의 독과점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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