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밟는 반디앤루니스…출판사 책 강제 반출 본격화
입력 : 2021-09-08 09:38:59 수정 : 2021-09-08 09:38:5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가 회생절차 준비를 밟는 가운데, 이미 절반의 매장이 운영을 중단하고 출판사들이 위탁 책 강제 반출 시도하고 있다.
 
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는 서울문고는 올해 전국 8개 매장 중 신세계강남점과 롯데스타시티점, 목동점, 여의도신영증권점 등 4개점 운영을 중단했다. 온라인 서점도 현재 운영을 정지한 상태다.
 
1988년 설립 이후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해온 서울문고는 지난 6월 최종 부도처리 된 뒤 현재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부도 소식은 지난 6월 중순 알려졌다. 교보문고·영풍문고와 함께 국내 3대 대형서점이었던 반디앤루니스는 서울문고가 최근 극심한 경영 악화로 어음을 막지 못하면서 최종 부도 신청을 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은 서울문고가 코로나 장기화 영향을 피해가지 못한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서울문고가 출판사에 3000여곳에 지급해야 할 잔액 120~130억원을 포함, 피해 금액이 총 20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출판사와 총판에서는 영업 정지된 반디앤루니스 서점을 찾아 책을 강제 반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출판사와 서점 간 도서는 구매와 납품이 위탁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점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받아 진열한다. 판매된 책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불하고 팔리지 않은 책은 출판사에 그대로 반품한다.
 
때문에 서점이 부도날 경우 출판사들은 책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책마저 은행 등 주요 채권자에게 압수당하고 만다. 앞서 대형 서적 도매상인 보문당과 송인서적 부도 당시에도 출판사들은 채권자로부터 자신들의 책을 되사야 했다.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장에 남아있는 책이라도 지켜내려 강제 반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디앤루니스 강남점은 부도 직후인 지난 6월에, 여의도점과 롯데스타시티점은 지난달 23~ 27일 오후 8시부터 새벽 2~3시까지 도서 반출을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10~20억 규모의 재고가 반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문고가 출판사에 지급해야할 잔액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반디앤루니스 주채권기관은 회생절차를 개시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회생절차 후에는 M&A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들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코오롱싸이언스밸리2차에서 서울문고 관계자들과 만나 회생 신청 현장검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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