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문일답)박용진 "호남 민심, 내로남불 민주당 확 뒤집길 바라"
2030 홍준표 지지 이례적 질문에 "왜요? 왜 이상하죠?"
발상의 전환으로 대한민국 미래 준비, 시작은 '국부펀드'
입력 : 2021-09-17 11:06:43 수정 : 2021-09-17 16:10:2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왜요? 왜 이상하죠?"
 
예상치 못한 반문. '당연하지 않냐'는 뜻이 담긴 터라 한참을 답하지 못했다. 그간 2030 표심은 민주당의 중요한 지지 기반으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 60대 이상 고령층이 국민의힘에 일편단심을 보냈다면, 민주당은 2030 지지를 기반으로 40대와 50대 공략에 애썼다. 세대는 4050,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충청권, 이념별로는 중도층으로 확장해야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2030 세대는 보수 색채가 강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에 환호한다. 홍 후보 특유의 솔직하고 선명하며 간결하고 시원한 화법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꼽힌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사이다'라면 홍 후보는 '콜라'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이 '탄산 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준석 돌풍부터 홍준표 지지까지, 2030의 표심 이반이 예사롭지 않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 같은 현상을 '이례적'이라 규정하고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그의 답변은 "왜요?"였다. 그는 "불만과 불안이 20대의 정체성"이라며 "세상에 불만과 불안이 있을 때 20대는 움직인다. 그런데 민주당은 '힘들어? 내가 100만원 줄께.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또 어떤 분은 '100만원 가지고 되겠어? 군대 제대하면 3000만원 줄께', '나는 20살 되면 1억 줄께' 이렇게 접근한다. 청년들을 대하는 코드가 아니다"고 말했다. 모두들 돈으로 환심만 사려고 할 뿐 청년들의 고민에 진심으로 접근하고 해결하려는 대안이 없다는 그의 주장은, 민주당 대선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이재명·이낙연·추미애·김두관 후보에 대한 비판이기도 했다. 
 
더 직설적인 말도 나왔다. 그는 4·7 재보선의 패배를 불러온 2030 세대의 표심 이반과 관련해 "내로남불"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부동산, 논문, 위장전입, 자녀 교육문제, 음주운전, 성추행 등 고위 공직자와 청문회 인사 기준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나. 민주당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만든 기준을)뒤집고 후보를 낸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이게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싫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그는 미래를 얘기한다.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하는 그는 자신의 대표 공약인 국부펀드를 비롯해 재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때로는 정치인에게 금기시되고 때로는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이른바 '표 떨어지는' 행동을 자임하고 있다. 앞서 그의 입법 최대 성과로 지목되는 '유치원3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당장의 재임기간 5년이 아니라 30년, 40년 앞을 내다보고 외로운 결정을 해야만 하는 위치로 대통령의 중요성을 지목했다.
 
이번 경선을 차기 서울시장 출마의 무대로 활용한다는 지적에도 그는 "아니요. 생각 없습니다"로 간결히 답했다.  
 
다음은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으며, 김기성 정치부장이 대담자로 나섰다. 
 
14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세균 후보가 중도 사퇴를 했습니다. 어떤 마음이십니까.

△사적으로 고향 선배인 데다, 민주당에 와서 역할을 할 때 되게 많이 다독다독 해주셨던 분이시고. (국회)의장 하시면서도 저한테 많은 기회를 열어주려고 하셨던 분이고. 그래서 아유. 좀 그래요. 정치라는 게 그냥 어떤 경제나 산수하고 달라서요. 열을 투입해서 몇 개를 더 얻는 게 아니라 열 개를 투입했는데 하나 밖에 못 얻는 경우가 왕왕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 뭐. 참 답이 없는 일이라서 굉장히 능력도 있고 인품도 훌륭하시고 경륜도 뛰어난 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퇴를 통해서 정리를 하시게 된 건 아쉽고 마음 아프고 그러네요. 
 
후보님에 대한 기대는 '젊고 할 말은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준석 효과도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미풍에 그치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가 있습니다. 
 
아침에 눈 떠보니까 봄이 오던가요. 얼음이 녹는 걸로도 봄이 시작하기도 하고, 눈밭에서 꽃이 피는 것이기도 하고, 제비 한 마리가 오는 것이기도 하고. 봄은 되게 여러 모양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이렇게 오죠. 정치인에게도 정치적 상황도 다양한 방식으로 그 변화의 흐름들이 올 거라고 봐야겠죠. 직진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구불구불하게 오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저는 어쨌든 거대한 변화는 시작됐다고 보고, 그 거대한 변화가 어떤 방식으로 오는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 박용진을 향해서 많은 국민들이 눈길은 주는데 아직 손길이 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인 것 같은데요. 눈길과 손길을 다 붙잡는 역할은 또 제가 해야 하는 거라서. 부족하지만 그리고 아쉬운 면은 있지만 여전히 박용진은 진행형이라서 조금 더 지켜보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향후 민주당 경선에서 최대 승부처는 추석 연휴 직후 있을 호남권 경선입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략이나 각오가 있다면.
 
호남 경선이 민주당한테 되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구요. 20만 정도의 참여인 중에서 투표율도 상당히 높을 거구요. 그렇습니다. 근데 호남 민심의 가장 큰 방향은 '민주당이 좀 달라져라'라고 하는 거예요. 민주당이 좀 변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어떤 선명함도 있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변화의 주도성을 좀 갖추길 바라는데, 어느 날 보니주당이 변화에 뒤처져 있고 야당보다도 역동적이지 못하고 이런 면들을 보이고 있어서 호남의 민심은 '확 한 번 뒤집어져 봐라'라는 게 있거든요. 그 변화에 대한 열망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려고 하고. 이번 주에도 호남에 두 번 가구요. 다음주 내내, 추석 연휴 내내 호남에서 지인들 만나고 지지를 호소할 생각입니다.

민주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변화에 대한 기대가 후보께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조응천·금태섭·표창원 의원 등에 비해 '박용진의 목소리는 없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떤 목소리요? 내가 받은 문자는 다 뭐지? 뭐 우리 기자님께서 그렇게 평가하시면 어쩔 수 없기는 한데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서 조국 사태를 뭐 아니면 검찰개혁 관련 갈등 문제들 이런 때도 그랬고. 공직자들 관련된 문제에서도 박용진이 계속 그 문제에 대해서 좋게 얘기하면 쓴소리, 나쁘게 얘기하면 내부총질이라는 평가를 받아가면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모르겠네요. 부족했다고 하니까.

TV토론을 하게 되면 가장 강점을 드러낼 후보로 평가됐습니다. 하지만 특정 후보에 대한 공세에 치우쳤다는 진단이 있는데요. 
 
음. 뭐 그 짧은 시간 안에 제 얘기를 도드라지게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상대의 정책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보고.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했구요. 비판이라기 보다는 좀 당연한 걸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하는 게 문제죠. 그렇게 생각 안 하세요? 자기 임기 안에 120조를 동원해서 기본소득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120조를 어떻게 만들 거냐구요. 한 스무 번을 물어봤는데 답은 늘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거울 보고 이야기를 하시는. 그리고 뭐 '경기도 성남시장 시절의 가로등 정비사업을 해보니' 뭐 이런 이야기를 하고 계시니. 국가 운영과 관련되서 매우 중요한 재정적인 건데 답을 들은 적이 없으니까요. 지적이 마땅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비판받아 마땅한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본선 가면 그게 가장 아킬레스건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보 활동하는 중에 박용진이 모병제, 남녀평등근무제, 국부펀드, 내 집 마련 사다리로서의 가치성장주택, 연금개혁, 노동개혁 이런 등등의 주요 정책적 이슈들을 계속 제기하고 국민들에게 설명하려고 했던 점도 기억하고 계실 거라고 봐요. 

연금개혁은 성역과 비슷했습니다. 정치인들에게는 금기시되는. 마땅한 대안도 없었습니다. 이것과 관련해 국부펀드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위기나 대공황 등의 발생시 펀드의 손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데요.
 
역사적으로 볼 수밖에 없구요. 국부펀드는 우리나라 말고도 한 20개 정도의 나라가 운영하고 있구요. 제일 큰 건 노르웨이, 그 다음이 중국 투자청 뭐 그렇고. 우리는 15위, 18위 정도로 규모가 되게 작은 나라예요. 음 근데 이제 그 뭐 예를 들면 국민연금도 두 번의 마이너스가 있었어요. 한 번은 외환위기 때, IMF 때가 아니고요 2008년 금융위기가 있었을 때였구요. 그 다음에 또 한 번은 최근에, (그렇게)두 번이 있었구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때 다 마이너스였어요. 근데 그 이후에 바로 그 다음 해에 손실 회복이 다 끝났고. 경기라고 하는 게 바로 회복되기도 하고 이렇게 되니까요. 그리고 펀드 투자라는 게 한 군데만 몰빵하는 게 아니라 분산투자를 하기 때문에 위험관리라고 하는 걸 당연히 해야 될 일이기도 하죠. 근데 정세균 후보가 잘못 지적하신 건 지금처럼 저금리에 7%의 수익률. 근데, 지금 같은 저금리에 주식시장이 난리 났잖아요. 지금 같은 저금리에 유니콘기업에 투자했던 데는 다 대박 난 거에요. 쿠팡에 투자했었던 손정의 비전펀드 소프트뱅크는 완전히 대박났구요. 그 다음에 그 셀트리온에 투자했었던 싱가포르 테마섹도 완전히 대박났구요. 또 어디야, 그 배달의민족에 투자했었던 골드만삭스도 대박났어요. 그러니까 경기를 타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분산투자할 거고 어떻게 전략관리를 할 거냐에 따라서 다 다르고. 각 나라의 국부펀드 관리 기록이라든지 실적이라든지 레코드를 잘 분석하고 확인하면 되고. 우리도 이제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의 투자 기록들이랑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나라다. 발상전환을 해야 된다고 봐요. 지금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로만 계속 갈 거예요? 대한민국이 농업국가에서 (경공업을 거쳐)지금 중공업국가로 와 있는데 그 때마다 엄청난 발상전환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거거든요. 계속해서 수출로만 먹고 살거냐. 자동차, 선박, 반도체 가지고 계속 먹고 살 거예요? 그렇게 안 될 수도 있잖아요.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국부펀드가 벌어들인다니까요.

그런데 7%의 수익률을 과연 담보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연금이 몇 프로인지 아세요? 6.2%. 한국투자공사 몇 프로? 지난 10년 동안 6.78%. 그럼 뭐예요? 조금만 더 하면 7%라는 거예요. 근데 그 1% 올라가면 여러 가지 효과가 생기는데. 그 1%가 올라가면 일단 그 국부펀드에 담아놓은 국민연금 다음에 한국투자공사 등 60여개의 자잘한 연기금들 여기서 다 7%의 수익이 발생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사학연금, 국민연금, 무슨 연금 등 빵구라도 메울려고 세금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국민연금이 1%만 더 올라가면 1% 수익률에 6년 부과시점이 늦춰져요. 여기에도 일정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한, 합의가 필요한 시간을 벌 수가 있고. 제가 무슨 어마어마한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이미 국민연금이 저렇게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는데도 6.2%를 달성했는데 해외 다른 국부펀드들, 해외 다른 연기금들은 다 9%, 10%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6%일까. 왜 생각들을 안 하냐고요. 그거 해야지. 발상전환은 여러 측면에서 필요한 거라고 보구요. 마지막으로 하나인데, 용진이 생각하는 국부펀드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사실은 공약을 세울 땐 몰랐어요. 나라도 부자, 국민도 부자로 하겠다. 그래서 국부펀드에 우리 국민들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면 국부펀드가 그 돈을 빌려준다. 그러면 우리 국민도 연리 7%의 수익률을 갖는 안정적인 자산가가 된다. 목돈 마련, 노후자산 마련이 된다 이런 거였거든요. 근데 웬 일이야. 없어.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사례가. 웃기죠?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이미 딱 그 엣지에 와 있다니까요. 가장 최선두에 있는. 모든 일에서. 대한민국이 국부펀드를 만들고 그 국부펀드를 굴리면서 한 해 우리나라가 반도체로 벌어들이는 돈이, 그 수익률이 한 20~30% 된다고 치자구요. 근데 나라가 벌어들이는 돈은 그 중에 세금으로 받으니까 8조, 9조 정도 되겠죠. 그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반도체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텐데. 재미있는 건 다른 나라에서 하지도 않는 국민들 돈도 거기다 묻어서 같이 굴린다는. 굴려서 하는 방식이 없어요. 싱가포르만 딱 하나 비슷한 게 있더라구요. 근데 아 의외로 처음에는 우리끼리 다 깜짝 놀래가지고 "어 이거 다른 나라엔 없는데?". 근데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이미 많은 경우에서 다른 나라에 없는 사례, 그리고 반도체라든지 뭐 자동차라든지 배터리 분야에서도 다른 나라가 만들지 못하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영역들을 막 만들어가고 있거든요. 어~ 어~ 펀드 분야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겠구나. 제가 이 생각을. 엉뚱한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게 국민연금 운용본부에 가서 물어봤더니 거기서 황당해하더라구요 처음에. '그걸 국민의 돈을 모아가지고 굴려요?' 가만히 생각하더니 '어 근데 그거 못할 일이 없는데?' 이러는 거예요. 어차피 돈 빌리는 건데. 그러니까 그 투자 구성을 어떻게 하고 그걸 어떻게 계정을 만들지는 너무 그냥 아주 단순 식이니까 어차피 돈을 뭐 몇 십조를 굴리는 중에 국민들 돈을 빌려서 하고 수익률대로 배분해 주면 되는 건데.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아 그거 불가능한 일 아닙니다' 이러더라구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하는 일이 앞으로 많을 거다. 그런 대한민국을 끌어 나가려면 정치인 자체가 발상전환을 해야 된다. 그렇잖아요. 농업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경부고속도로를 깔아가지고 산업화의 길을 했다는 거 완벽한 발상전환이거든요. 박정희가 그걸 한 거 아니예요? 그 제조업 강국이었던 대한민국을 초고속 인터넷을 깔아서 정보화 강국으로 끌고 나가려고 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 사업의 발상전환. 이런 게 우리한테 지금 필요한 거라고 저는 봐요. 그 엣지에 딱 박용진이 서 있다고 저는 봐요. 

노동개혁이나 감세, 이런 것도 발상의 전환으로 봐야 할까요.
 
노동개혁은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가 반드시 받아줘야 될 일이예요. 지금처럼 연공서열에 안정적인 직장의 노동 방어적인, 고용 방어적인 형태로만 가서는 청년들에게 기회가 안 가거든요. 연금개혁도 마찬가지잖아요. 지금 이대로 연금구조가 가게 되면 지금 연금에 가입돼 있는 사람은 좋아요. 그리고 한 뭐 70년대생 이전 출생자들은 아주 따뜻하죠. 그러나 그들에게 따뜻한 연금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금 20대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되는 거죠. 미래세대 등골 빼먹는 걸로, 내 자녀세대의 미래를 힘들게 하는 걸로 지금의 이 구조가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20년 바라보고, 30년 바라보고 투자해서 성장도 유지시켜야 되지만 지금의 연금구조 20년 전 30년 전에 만들었던 이 구조를 지금에 맞게 미래지향적으로 개조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이미 너무 다들 강력하고 시민사회 목소리도 크고 기득권의 목소리도 크고, 이래서 이거를 아무도 겁이 나서 건드리지 못하는 거예요. 근데 재벌개혁을 하면서 제일 힘 센 재벌총수들하고도 맞붙어봤고, 한유총이라고 하는 가장 강력한 집단 이기주의 세력과도 맞붙어봤던 박용진이 노동자들을 위해서 노동자들을 설득하고 대화하고. 또 일자리개혁, 연금개혁 해나가겠다는 그 뜻을 밝힌 거거든요. 쉽지 않죠. 그러나 저는 일단 홍준표처럼 안 되면 주먹으로 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으로는 대한민국 못 끌어간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대화와 타협으로 이해지점을 만들어내는 민주적인 소양을 가진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경선을 치르면서 이 후보의 공약만큼은 내 것으로 소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있습니까.
 
정세균 후보의 강호축. 근데 그거는 사실 충청도에서 적극적으로 얘기하신 바가 있기는 한데, 강호축 연결이라고 한 걸 저도 참고해서 발표를 했고. 김두관 후보가 말씀하시는 적극적인 지역분권 이거는 당연히 저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돌아보면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팠습니다. 무엇보다 2030세대가 등을 돌렸습니다.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내로남불이죠. 남한테는 되게 엄격하게 했고 약속까지 했는데 그걸 지키지 않는 거죠. 고위공직자들의 인사 기준, 청문회 낙마 기준 뭐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부동산, 논문, 위장전입, 자녀 교육문제, 그 다음에 음주운전. 이런 도덕적 기준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세요? 민주당이 야당 때 다 만들어놓은 거예요. 근데 그런 기준을 우리가 잘 지켜서 후보자들을 추천하고 거기에 맞춰서 국가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들을 했느냐? 사실 안 그렇거든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볼 때, 청년들이 볼 때는 민주당이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잘할 줄 알았는데 다르게 한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답답해 했고, 또 약속했었던, 일자리 문제라든지 부동산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제대로 못하니까. 특히나 못 하면 못 한다고 얘기하고 실수하거나 잘못한 거는 반성하고 다시 잘 하겠다고 얘기하기보다는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그리고 '우리끼리는 괜찮다' 그러니까 다른 당에서 성추행이나 불법적인 일이 벌어져서 낙마나 사퇴했을 때 보궐선거가 있으니까 후보 내지 마라 그게 우리 목소리였거든요. 후보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근데 뒤집고 하니까 내로남불도 저런 내로남불이 어디 있나 비판했던 거 같고. 그게 젊은 세대들에게는 가장 싫은 거죠. 그 뭐 제가 20대였을 때도 그게 가장 싫었으니까. 

거대 여당답지 못했습니다. 옳은 지적도 많이 묻혔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문자폭탄도 있고, 당을 너무 압박하는 친문정서라고 할까. 그것은 분명 일반 국민정서와 괴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경선 들어 계파논쟁과 적통논쟁 등 과거에 너무 얽매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민주당에 미래가 없다는 비판은 아프게 받아들이십니까.
 
그럼요. 만일 이번 경선에 박용진이 없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비참할 것 같습니다.
 
그 걸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힘들지만 제가 해야 될 역할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이 그 때입니다. 박용진을 통해서 한 번 해봅시다. 이런 말씀을 드린 거거든요. 예를 들면 저쪽은 국민의힘은 이대로 가다간 완전히 우리 끝나겠구나 하는 가장 위기의 상황에서 이준석이라고 하는 두려움과 변화에 대할 열망이 터져 나왔거든요. 근데 민주당은 이렇게 (안일하게)오다가 윤석열 현상이라든지 이런 거에 겁이 났다가 저쪽이 다시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까 '아 이대로 가도' 되겠구나 하는 일종의 안도감 같은 게 있어요. 근데 저는 지금 이렇게 가선 안 된다고, 본선 때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 거고. 또 이후에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이 위기는 지속된 위기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씀드리는 거라서. 박용진을 통해서 우리가 새로운 민주당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새로운 집권의 방향을 잡아보겠다라고 하는 걸 제가 바라고 뛰어들었는데 거기서 빵하고 터지지 않아요.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 노력을 계속 하는 것하고 하지 않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민주당이 지금도 안도하고 있습니까.
 
저는 그런 안도감이 일정하게 있다고 생각해요. 그 워낙 상대가 못하니까 그러는데, 지금의 가장 큰 위기 국면은 정권교체의 여론조사 지지가 더 높다는 거예요. 이 상시적인 위험구조를 어떻게 바라보고 승부를 걸 거냐인데, 어쨌든 박용진은 그게 박용진을 통해서 극복되거나 돌파되어야 한다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봐요.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에서 두 가지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180석으로 제대로 된 개혁을 못해서다'와 '우리가 내로남불을 하고 국민과 동떨어진 말을 해왔다' 입니다. 어떻게 보세요.
 
어떤 개혁이냐가 되게 중요한 거예요. 모든 사회에는 계속해서 고쳐서 가야 되는 게 있거든요. 근데 이른바 권력구조 개혁과 관련해서 예를 들면 검찰개혁 정말 사력을 다해서 했잖아요. 그리고 법도 고쳐서,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형사법 개정들이 이뤄졌다고 해요. 그런데 여전히 개혁이 부족하다고 얘기를 하는 건 어떤 걸 얘기하는지가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유치원 3법' 같은 국민들이 환호할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하는데 검찰개혁에만 몰두했고, 검찰개혁도 윤석열 쫓아내기에만 몰두했다는 게 국민정서 아니었을까요.
 
그러니까요. 말씀하신 유치원 3법은 뻔한 회계 투명성을 보장해야 되는 뻔한 법들과 제도가 있는데 왜 사립유치원만 거기서 예외였느냐, 두 번째로 왜 재벌총수들만 그 사법구조에서 예외냐, 그리고 왜 저들은 세금을 내지 않냐, 그리고 저들은 경영권을 불법적으로 승계 받아도 괜찮냐, 이런 부분들이 저는 법 앞의 평등, 그리고 회계 투명성이라는 원칙, 모두가 세금을 내고 감사를 받아야 된다라고 하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 이런 것들에서 너무나 비켜서 있는 권력들.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불공정과 불평등과 안락 이런 것들을 흔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니까요. 근데 자꾸 이렇게 과거의 이런 것들을 파헤치는 게 개혁인양 생각하는 것은 안 맞다고 생각을 하고. 또 하나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 이렇게 국민들이 막 저항하고 싫어하고 표 떨어지는 얘기라고 하고. 그런 우려되는 부분에서 민주당이 용기를 내서 지금 당장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이걸 하자,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그런 것은 안 하고 지금 당장 박수 받을 수 있는 이야기, 당장 꿀맛 같은 이야기들만 하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이예요.

두려움은 없으셨습니까. 교육개혁, 유치원 3법, 노동개혁 등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았습니까.
 
차분히 앉아서 생각해보면 그 방향을 누군가 짊어지고 가지 않으면 누군가 이 것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큰 배가 계속해서 서서히 침몰해 갈 거라는 위기감. 그리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라는 환호성이 그냥 오늘 하루로 끝나버릴 것 같은 두려움. 저는 이 두려움이 굉장히 커요. 정치를 왜 하겠어요? 누군가가 만들어내야 되는 그 합의와 고통스러운 그 과정을 내가 한 번 해보겠다는 것 아니겠어요? 내가 대통령으로 권한을 한 번 부려보겠어, 저는 그런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봐요. 5년을 하는 일이지만 30년, 40년 동안 영향을 미치는 결정들이 되게 많거든요. 김대중 대통령 얘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김대중 대통령 때 그 건강보험 통합을 해놨으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버티는 거예요. 의약분업을 해놨으니까 국민건강에 일정한 방향들이 잡힌 거예요. 근데 의약분업할 때 난리도 아니었어요. 의사파업 진짜로 했었구요. 김대중 대통령 때 정리해고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해서 제가 두 번이나 감옥 간 사람이예요. 그런데 뒤에 또 생각해보면 김대중 대통령 때 정리해고 제도를 도입하는 대신 민주노총 합법화, 전교조 합법화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갈등구조를 돌파한 것도 사실이예요. 의석 수가 적었던 소수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의지와 철학, 미래를 바라보는 눈 이런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봤다고 저는 봐요. 박용진이 제2의 김대중, 뉴 DJ 노선을 가겠다고 얘기하는 건 거기에 있어요. 김대중 대통령 때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 깔아서 오늘의 정보화 강국이 됐잖아요. 김대중 대통령 때 신형 전투기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 KF-21 보라매가 드디어 출고되기 시작했잖아요. 뭘 결정하면 20년 있다가 (결과를)봐야 되는 그런 결정들을 외롭게 해야 되는 일인 거 같아요. 오늘 당장 박수 받고 5년 동안 인기만 누리려다 갈려고 그러면 그건 양심 없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2030 정서로 다시 얘기를 돌리겠습니다. 지금 가장 지지를 받는 후보가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입니다.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왜요? 왜 이상하죠?(질의자 한동안 침묵) 우리 20대 땐 안 그랬을까. 어땠어요. 20대 때? 늘 철학적인 고민하고 가장 진보적인 방법을 설득하고 그랬어요? 이건 이 거라고 누군가가 주입하고 그렇게 바라보는 남의 시각을 내 시각으로 생각하고 했던 것도 많을 거고. 저도 뭐 책 한 권 읽고 데모했으니까. 얼마나 알았겠어요. 그러나 선명한 사태가 벌어지면 그 선명함에서 잘못된 거는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했던 그 불안과 불만을 가지고 있는 세대가 인류의 늘 20대 젊은 사람들의 상태였던 거 같아요. 불안과 불만이 그들의 정체성이죠. 내가 만든 세상이 아닌데, 되게 나한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거죠. 그래서 불만을 갖죠.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불안하죠. 이게 20대들의 문화라고 봐요. 근데 그 20대들에게 어떻게 보면 단순하게 어떤 상황을 설명해주거나 거기에 자신의 생각이 정확히 다가와서 이야기 되는 사람이 더 주목받는 구조인 거 같아요. 저 때도 그랬던 거 같고. 그래서 저는 가장 단순하게 세상을 흑백으로 결정하고 엎어야 된다고 했던 사람한테 혹 갔던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2000년 전에도 그랬을 걸요. 2000년 전에도 그냥 세상을 딱 반으로 쪼개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엎어보자, 이러면서 딱 들고 일어나니까 맞네 이러면서 우욱~ 하는 거 아니겠어요. 세상에 불만과 불안이 있을 때 20대들이 움직이는 것이거든요. 지금도 똑같아요. 20대는 더 불안하고 더 불만이 많은데 이들에게 이렇게 한 번 바꿔보자라고 하는 진보적 대안을 마련해 주는 그런 정치가와 혁명가가 필요한 때죠. 근데 민주당은 그걸 못 하고 있다구요. 민주당은 '어 힘들어? 내가 그러면 청년들한테 100만원 줄게' 1년에.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또 어떤 분은 아유 그 100만원 가지고 되겠어? 난 저기 군대 제대하면 3000만원 줄게. 난 20살 되면 1억 줄게. 요새 지금 청년들을 대하는 코드가 아니라는 생각을 저는 가져요. 그래서 청년세대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사다리를 놓자. 국부펀드를 통해서. 열심히 일을 하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내 집 마련, 내 차 마련, 결혼을 통해 자녀 교육,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또 노후자산을 마련할 수 있는 이런 비전을 만들자. 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가치성장모델이라고 하는 주택 모형을 제공하자 이런 것들을 접근하고 설명을 하고, 그렇게 가기 위해서 연금개혁이든지 노동개혁이라든지 일자리개혁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거죠. 지금은 박용진 말이 복잡하고 먼 미래 얘기를 자꾸 하고 이러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 저는 언젠가 이 박용진이 준비하고 있는 미래와 현실의 출발점이 딱 맞아떨어지는 일이 있을 거라고 봐요. 이 때는 투쟁해야 되는 거죠. 그 상황이 딱 벌어지면 투쟁을 해야 되고 먼 미래를 방향을 잡아서 딱 가야 되는 거죠. 이데아가 만들어지면 그걸 향해서 돌진해나가는 돈키호테 기수가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그 때를 위해서 지금 설명해 나가는 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 고민을 공유하는 당내 의원들의 비중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많이 있을 거라고 봐요. 그 지금 그 박용진이 얘기하는 연금개혁이나 노동개혁에 울림들은 있어요. 당장 당내 경선이라는 선거 구도에서 박용진하고 같이 캠프에 몸음 담고 이러기는 쉽지 않지만, 이 지향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런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있어요.

직설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차기 서울시장에 출마하십니까.
 
아니요. 그 생각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경선에 임하는 각오를 부탁드립니다. 
 
1차 슈퍼위크가 끝났구요. 이제 추석 연휴가 눈 앞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호남권 투표도 있고 2·3차 슈퍼위크도 있구요, 또 특히나 서울, 수도권도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민주당의 변화, 한국 정치의 세대교체 그리고 대한민국의 시대교체를 향해서 어렵지만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나가고 있는 박용진에게 지지를 듬뿍 부탁드립니다. 박용진에 대한 지지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종잣돈이 될 거구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가는 노잣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과감하게 투자해 주십시오. 기호 5번입니다.
 
대담=김기성 정치부장
정리=최병호 기자
영상=권상준·김건 PD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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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