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대장동 '원천 차단'…도시개발 '민간 이윤' 6~10% 제한
민·관 공동출자 도시개발 사업 시 민간 이윤율 제한
공공 출자비율 50% 이상 사업, 분양가상한제 적용
개발부담금, 현행 20~25%→50~60% 상향 추진
입력 : 2021-11-04 15:00:00 수정 : 2021-11-04 17:53:4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대장동 사태를 계기로 민간의 과도한 개발 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민·관 공동출자 도시개발 사업 진행 시 민간 이윤율을 제한한다. 또 분양주택 이익 환수 차원에서 공공 출자 비율이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현행 20~25% 수준인 개발부담금도 대폭 상향한다.
 
국토교통부는 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개발 사업 공공성 강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도시개발 공공성 강화 방안 표. 자료/뉴스토마토
국토부는 먼저 민간의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관이 공동으로 출자해 시행하는 도시개발 사업의 경우 토지조성과 매각 과정에서 민간의 과도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이윤율을 제한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법률에 이윤율을 직접 규정하는 방안과 출자자 협약으로 정하는 2개 안을 고심 중이다. 법률에 근거한 규정은 다른 법률 등을 참고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은 총사업비의 6% 내 공동사업자의 이윤율을 제한하고 있고,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서는 산업시설용지에 대해 조성원가의 15% 이윤율 내 분양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출자자 협약은 민간 이윤율 상한을 설정하도록 의무화하되 지정권자가 이윤율 상한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함께 규정하는 방안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에서는 민·관 공동사업 시 민간의 이윤율을 총사업비 6% 또는 10%로 제한하는 도시개발법 개정법률안 발의된 상태다. 국토부는 관련 법안이 발의된 만큼 이번 정기 국회 시 의견수렴 등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초과이익에 대한 재투자도 제도화한다. 이윤율 상한을 초과해 발생하는 이익은 지역 내 공공목적으로 재투자되도록 제도화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이다. 주차장 등 생활 사회기반시설(SOC) 설치·부담, 특별회계를 통한 임대주택 등 공익사업 교차보전, 공공용지 공급가격 인하 등에 활용되는 식이다.
 
주택분양 이익도 환수한다. 이를 위해 공공 출자 비율이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해당 택지를 공공택지로 구분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도록 개선한다. 민간은 토지소유권 확보 없이도 토지수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개발부담금 실효성도 제고한다. 현행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계획입지의 경우 개발이익의 20%를, 개별입지는 25%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데 이 비중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1989년 법 제정 당시에는 부담률이 개발이익의 50%에 달했지만 이후 면제와 부활을 반복하다 현재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김흥진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이미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된 점을 고려해 이번 정기 국회 시 지자체·전문가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쳐 개발부담금의 부담률 상향과 감면사업 축소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발부담금 부담률을 50~60%로 높이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앞으로 민·관 공동사업 전반의 공공성도 대폭 강화된다. 토지수용 부분에서는 토지 수용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운영 중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공익성 검증에서 공공기여도 검증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민·관이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반드시 준수해야 할 사업절차와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어 구체적 지침을 제정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한다. 민간참여자를 선정할 때는 공모 방식으로 하고, 공모 및 심사방법 등 세부 선정절차와 사업 협약에 포함할 사항 및 지정권자의 승인에 관한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다.
 
아울러 출자자가 조성토지를 출자 범위 내로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임대주택 의무비율 적용에 대한 지자체 재량도 현재 10%포인트 내외에서 5%포인트 내외로 축소한다.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관리·감독 및 지원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장의 권한이 축소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앙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는 지자체의 자율성 확보 취지에서 지정권자에게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또 지정권자가 구역지정, 개발계획 수립 시 국토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는 대상을 구역면적 기준을 100만㎡ 이상 사업에서 50만㎡ 이상 사업으로 확대한다.
 
김 실장은 "이번 개선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력해 후속 절차를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법률 개정 없이 하위법령만으로 개선 가능한 사항은 즉시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 공동사업에서 민간의 개발이익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히 모니터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민간의 과도한 개발 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민·관 공동출자 도시개발 사업 진행 시 민간 이윤율을 제한하는 등 관련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9월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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