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열린당 통합으로 "지지층 총결집"…중도층 확장은 '글쎄'(종합2)
송영길-최강욱, '당 대 당' 통합 합의…양측 협상단장 우상호 대 정봉주
민주당 "통합 미룰 이유 없다…지지층 규합, 외연확장 등 시너지 있을 것"
열린당 "합당여부 논의 시작"…'유사 비례정당'서 '대선 도우미'로 부상
입력 : 2021-11-18 17:50:29 수정 : 2021-11-18 17:50:2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당 대 당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민주당의 통합 제안에 대해 열린민주당이 협상단을 구성키로 입장을 정리하면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도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양당 간 통합은 중요해졌다. 다만, 열린민주당이 대선후보가 없고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중도층 등 외연 확장에 긍정적 시너지를 줄 지는 미지수다. 
 
열린민주당은 18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 민주당과의 통합을 논의할 협상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협상단장은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정봉주 전 의원이다. 앞서 17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대선 승리를 위해 양당이 힘을 합치자는 취지다. 송 대표는 민주당 측 협상대표로 우상호 의원을 지명했다. 4선의 우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당 선대위에선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1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주재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대선 승리 다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양당 통합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당의 통합은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선 이후로 (통합을)미루는 것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목표로 통합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양당 통합을 통해)지지자들을 통합을 한 뒤 주요 목표는 중도층 외연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통합 제안에 열린민주당은 협상단 구성을 통한 '합당 여부 논의'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 대표가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송 대표와 독자적으로 통합에 합의한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지만, 큰 틀에서 이를 용인했다. 열린민주당은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합당을 전제로 한 게 아니라 합당 여부를 민주당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또 "열린민주당은 당원이 결정권을 가진 정당으로 당의 중요 결정은 당원에게 일임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제안도 당원의 뜻을 모아 협상해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의 합당이 큰 무리 없이 추진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3월 창당 때부터 '더 강한 민주당, 더 선명한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을 표방했고, 21대 국회에선 검찰·언론개혁 등에서 민주당과 보폭을 맞춰왔다. 열린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 주도로 창당했으며, 총선에서 비례대표 3석을 얻었다.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통합을 결정한 배경은 대선에서의 위기감이다. 민주당은 과거 열린민주당을 '서자'로도 취급하지 않았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열린민주당을 겨냥,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유사 비례정당을 만들었는데 무단으로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비슷한 시기 윤호중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부적절한 창당과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합당 가능성이 없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네"라고 즉답했을 정도.
 
열린민주당은 18일 오후 3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긴급 최고위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을 논의했다. 열린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을 협상단 단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의 지지율 답보를 극복할 마땅한 대안이 없자 열린민주당이 일부 확보한 강성 친문 및 검찰개혁 표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됐다. 우상호 의원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자들을 통합을 한 뒤 주요 목표는 중도층 외연 확장"이라고 강조한 것도 민주개혁세력의 결집을 통해 지지율 정체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조국 사태를 거치며 '반윤석열' 기조로 뭉친 강성 지지자들을 규합, 여론전에서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윤호중 의원은 1년 반 전엔는 사무총장으로서 열린민주당을 성토했으나 이제는 원내대표로서 열린민주당을 품어야 할 입장이 됐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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