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돌발 악재 터진 국내증시…오너리스크 주의보
카카오 대표 내정자 먹튀 논란·신세계 보이콧 우려·오스템 회장 횡령 이력 부각
"책임경영 의지 강력한 경영진 필요"
입력 : 2022-01-13 06:00:00 수정 : 2022-01-13 0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오너발 리스크가 국내 증시의 돌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주에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영진의 행위로 인해 관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에게 실망을 주는 경영진의 행태가 주가 하락의 단초로 작용했다면 책임경영 문제가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먹튀 논란에 카카오 공동대표에서 낙마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11일까지 카카오(035720) 주가는 16% 급락했다. 그룹사내 금융계열사인 카카오뱅크(323410)는 금융주 왕좌를 KB금융에게 내줬다. 카카오페이(377300)도 14% 하락했다. 신세계(004170) 주가는 지난 10일 하루에만 6.80% 급락했다. 하루 하락폭으로는 최근 1년래 최대 낙폭이다.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새해 첫날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 회사들은 회사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의 실망감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경영진의 행위로 인한 논란이 회사의 가치 훼손에 영향을 줬다는 측면에서 '오너리스크'가 증시의 돌발악재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퍼지는 이유다.
 
우선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먹튀 논란을 불러온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대표적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377300) 상장 한달만에 회사 주식을 대량 매도해 460억원 가량을 챙겼다.
 
류 대표를 비롯해 임원진도 주식을 팔아 치운걸로 확인되면서 투자자의 공분을 샀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페이의 성장은 내부 구성원의 피와 땀으로 이뤄 낸 결과인데 결실은 특정 임원에게만 집중됐다"며 "이번 사태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감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깊다"고 밝힌 바 있다.
 
'멸공' 논란에 휩싸인 신세계는 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용진 부회장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멸공 해시태그가 논란이 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신세계 보이콧 운동과 유통업체인 신세계가 중국시장을 버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정 부회장의 인지도를 고려했을때 '공산주의를 멸하자'는 의미의 '멸공' 발언은 중국인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인 만큼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그룹사 중 유독 주가 낙폭이 컸던 신세계의 경우 국내 면세사업에서 중국인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정 부회장의 발언에 주가 반응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215억원 규모의 역대급 횡령 사건이 터진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에도 회사 오너인 최규옥 회장의 과거 횡령사실과 성추문 등이 다시 회자되며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 측이 최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상태이지만, 여전히 수사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횡령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시민단체는 이번 횡령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최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불거진 오너리스크가 부진한 증시 환경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 요소로 작용했다"면서 "오너와 관련한 거버넌스 이슈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집중적으로 부각되면서 시장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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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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