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라도 내야"…메타버스 대유행 속 중소 교육업체도 걸음마
고비용·고퀄 대신 메타버스 일부 특징만 살려 승부
다수업체, 올해 신규 메타버스 서비스 선보일 예정
입력 : 2022-01-19 16:55:15 수정 : 2022-01-19 18:29:26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메타버스가 지난해부터 교육업계의 큰 화두가 되면서 중소 교육업체도 메타버스 걸음마를 시작했다. 메타버스를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많은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일부 요소를 먼저 적용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비상교육의 메타버스 'VISANG 영어랜드. 사진/비상교육
 
교육업계에서도 현재 메타버스는 대세 중에 대세가 됐다. 메타버스 활용에 따른 학습효과가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이 학습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며 “교실 등 실제 학습환경과 유사한 메타버스에서 돌아다니면서 교육 콘텐츠에 접촉하다보면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교육업계에서도 메타버스로 인한 학습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 교육기업인 교원 빨간펜과 웅진 씽크빅은 지난해에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는 이를 더욱 고도화해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올해는 메타버스에 더욱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메타버스에 학교와 도서관을 만들었는데 올해에는 세계관을 더욱 넓혀서 상반기 중에 추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감 있는 가상 세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동시 접속, 커뮤니케이션 기능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들을 매끄럽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원이 든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메타버스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해도 홍보용 기업 로고 하나를 삽입하기 위해서 1000만원이 든다"고 귀띔했다. 여기에다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이런 까닭에 자본 투자 여력이 아무래도 적은 중소 교육업체들은 완벽한 메타버스 구현 대신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캐릭터, 소통, 탐험 등의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자체 개발에는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도 많이 드는 만큼 주로 국내 스타트업 등 기술기업과 협업해서 진행하고 있다.
 
영어교육 전문기업인 윤선생은 유아사업 분야 메타버스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19일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과 MOU를 체결했다. 스타트업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유아콘텐츠를 얹는 방식이다. 앞서 윤선생은 에듀테크기업 아키핀의 잉글리시핀 가상환경 플랫폼에 윤선생 영어 커리큘럼을 탑재한 ‘스피킹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아키핀은 게임기반 학습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이다. 메타버스처럼 동시 접속하는 기능은 없지만 캐릭터를 꾸미고 가상환경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을 만나서 교류할 수 있다. 아키핀 관계자는 “언어를 배우려면 환경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데 생동감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가상환경의 경우 체험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부터 비상교육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한시적으로 영어교재를 소개하고 있다. 이곳 메타버스는 아바타들의 움직임이 단순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라이브강의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비상교육 측은 반응이 좋으면 추후에도 이 같은 방식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지속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비상교육은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 사옥에 있는 카페와 회의실을 메타버스에 구현해 교육하는 장소를 마련하는 식이다.
 
천재교육은 문화 관련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3반기 한국문화 콘텐츠를 담은 ‘코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을 상대로 한국 드라마, 예능, 문화 등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아바타가 생생하게 구현되지 않은 메타버스의 경우 2D 수준의 평면적인 느낌이 강하다”며 “아직 메타버스가 국내에서는 초기이기 때문에 업체도 많지 않고 기술을 구현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들긴 하지만 향후에는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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