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종교편향 오해없게 할것…당대표로서 사과"
승려들 반대로 조계사 입장 못해
입력 : 2022-01-21 17:13:18 수정 : 2022-01-21 17:13:1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21일 "한국 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불교계와 국민 여러분께 상처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여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특정 종교 편향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불교계와 더 적극 소통하고 다양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불교계 항의에 대해)민주당 모든 구성원과 함께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송 대표는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에 열린 '종교편항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 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 승려대회'에 참석하려다 승려들의 거부로 입장이 반대되자 입장문만 발표했다.

송 대표는 또 "한국 불교가 수호하는 전통문화와 유물의 안전하고 효율적 관리와 전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득한 옛날부터 전승된 귀중한 문화재를 보존하고 후대에도 무사히 전하려는 불교계의 노력과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여당의 대표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한국 문화의 정수인 유·무형의 불교문화는 우리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를 지키는 일은 불교계에서 홀로 떠맡아야 할 짐이 아니라 정부와 여당, 나아가 국민 모두 함께 보전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경남 합천군 해인사가 등산객들로부터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걸 통행세로 지칭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불교계는 정 의원이 발언과 사후 대처에 미흡한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 불교 탄압으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불교계에 영향력이 큰 교계언론에선 이번 일을 '봉이 김선달 빗대 사찰을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법보신문), '신 불교박해'(불교신문)라고 보도할 정도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문화재 관람료 논란의 시원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 조계종의 사찰 부지를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에 편입시키면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부당한 처사 때문에 불교계의 피해와 고충이 얼마나 심대한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한 채 최근의 불미스러운 일로 스님과 불자, 불교문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거듭 사과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 원칙을 채택하고 있고, 헌법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로 되어 있고,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규정됐다"면서 "민주당과 정부는 앞으로 대통령과 정부의 각종 행사와 의전에 있어서 더욱 신중하고 철저하게 말과 행동을 삼가해 특정 종교 편향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어 정부를 구성할 때 더욱 이런 원칙이 잘 지켜지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21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시 조계사에서 열린 '종교 편이랑종교편항 ·불교 왜곡불교왜곡 근절과 한국 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 승려대회'에 참석하려다 승려들의 거부로 입장이 반대되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