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PEF 등에 업은 프레시지, 몸값 펌프질 하는데…적자에 빚도 쑥쑥
앵커PE 새 주인으로…M&A 러쉬로 기업가치 1조원 ‘유니콘’ 눈앞
적자 누적과 낮은 재무안정성 등은 우려 요인
입력 : 2022-01-25 08:55:00 수정 : 2022-01-25 09:09:5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1일 19: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프레시지 HMR 공장. 출처/프레시지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새 주인으로 맞은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가 진격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닭가슴살 쇼핑몰을 운영하는 허닭과 특수식에 강점 있는 닥터키친을 사들이고 물류 업체까지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어서다. 프레시지는 종합 간편식 기업으로 도약해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를 위해서는 수년째 계속되는 적자와 위험신호를 보내는 재무건전성 등 고질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키트(Meal-kit)와 HMR(Home Meal Replacement) 등을 아우르는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최근 닥터키친을 인수한 데 이어 ‘허닭’과 물류 업체 라인물류시스템까지 품었다.
 
세 건의 인수합병(M&A)는 모두 주식교환을 통해 이뤄졌는데, 교환 비율은 업체별로 상이하다. 아직 지분 비율이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프레시지 주식 1대 허닭 0.4, 닥터키친은 0.25 수준으로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기존 허경환, 김주형 허닭 공동대표와 김강수 라인물류시스템 대표가 프레시지의 경영진으로 합류하며 하나의 원팀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허닭은 닭가슴살을 기반으로 한 가공육과 300종이 넘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가 예상된다. 라인물류시스템은 전국단위 콜드체인을 강점으로 편의점 등 약 1만2000여 곳에 냉장과 냉동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프레시지는 라인물류시스템이 보유한 전국 8곳의 물류 거점과 260대에 달하는 직배송 차량, 콜드체인망 등으로 물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프레시지
 
사업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프레시지는 단순 유통을 넘어서는 ‘비욘드 리테일(Beyond Retail)’을 밀고 있다. 사업장별로 장소와 목적에 따라 판매할 수 있는 간편식 상품을 기획에서부터 유통까지 책임지는 형태다. 고객의 식단 관리가 필요한 헬스장 등이 하나의 예시다. 이는 국내 대기업 급식업체들이 ‘종합솔루션’을 내세우며 확장하는 분야기도 하다.
 
프레시지의 변화 물결에는 단연 ‘앵커에쿼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기존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일부와 신주 등을 기반으로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프레시지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앵커는 프레시지 딜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프레시지가 밀키트 2위 기업인 ‘테이스티나인’까지 피인수기업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왔다. 테이스티나인은 2020년 기준 매출이 233억원으로 3위 마이셰프(110억원) 보다 2배가량 앞선다.
 
앞서 앵커PE는 투썸플레이스를 인수하고 2년 만에 미국계 칼라일PE에 되팔아 2배 이상 수익을 쟁취했다. 앵커PE는 2018년 투썸플레이스 프리IPO에 참여한 뒤 이듬해 추가로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앵커 품에 안길 당시 기업가치는 4500억원 수준에 그쳤는데, 칼라일에 넘길 때 1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아 단기간 화려한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모펀드의 주목적은 ‘엑시트’인 만큼, 프레시지의 인수·합병(M&A) 광폭 행보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작업일 수밖에 없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프레시지의 시장점유율은 22%다. 다만 프레시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방식의 출하를 모두 고려하면 70% 수준을 점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만약 프레시지가 테이스티나인까지 품으면 75%를 상회하는 밀키트 점유율에 허닭(1000억원), 닥터키친 등까지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유니콘 ‘1조원’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테이스티나인 인수에 대해 <IB토마토>에 “검토 중이다. 확정된 건 아직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프레시지 미래에 핑크빛 기대감이 감도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프레시지가 기업가치 펌핑을 위해서는 고질적으로 지적되어 온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2184억원에서 이듬해 7118억원, 2020년에는 1조2714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무려 4배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덩치가 커지는 동시에 적자 폭도 깊어져만 갔다. 당기순손익은 2018년 -78억원→2019년 -257억원→2020년 -670억원으로 확대됐다. 아직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프레시지는 지난해 역시 물류시설 투자 등으로 적자 폭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적자에도 계속해서 생산능력 투자를 늘리면서 재무건전성도 급격하게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2018년 229%에서→103%→2020년 557%로 크게 늘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건전성이 위험 상태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9%에서→35%→2020년에는 60%까지 급증하며 적정 수준(30%)을 크게 넘어서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역시 2018년 -60억원→-138억원→-373억원에 머문다. OCF가 마이너스라는 건 영업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수중에 현금을 쌓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프레시지가 연이은 투자를 통해 버티고는 있지만, 결국 수익성을 어느 정도로 끌어올리느냐가 기업가치에 절대적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 따르면 밀키트 사업은 공산품 식품공정 사업과 비교해 원물을 있는 그대로 가공함에 따라 고정비가 커 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키트가 공정이 생각보다 돈이 엄청 들어가고 마진도 크지 않다"면서 "(식품업계에서) 지금 당장 (밀키트가)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명 흐름은 맞지만, 수익성 등은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프레시지는 현재 ‘투자단계’라는 입장이다. 밀키트 시장 자체가 신산업인 만큼. 외형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행하기 위함이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장설립 후 본격적인 생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초기 가동 과정에서 비용이 좀 많이 발생했지만, 갈수록 효율화 공정을 거치면서 전보다 이익률이 훨씬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흑자전환과 관련해서는 “당장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간편식) 시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속적인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변세영

안녕하세요 변세영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