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배달비 급등에 칼빼든 정부…라이더 공급부족 해결은 '안개속'
정부, 2월부터 '배달비 공시제' 도입…업계 "실효성 의문"
"라이더 부족에 따른 배달비 인상 고려 안해" 지적…인상 구조 재검토해야
입력 : 2022-01-26 17:00:47 수정 : 2022-01-27 13:16:1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최대 1만원까지 치솟는 배달비를 잡고자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 도입에 나선 가운데 배달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이더 부족이 배달비를 끌어올린 주 원인인데 이에 대한 검토는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배달비 공시제란 매월 1회 배달비를 소비자단체협의회 및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해 배달앱들 간 비교경쟁을 유도해 배달비를 낮추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거리별 할증요금, 배달방식별 수수료, 최소 주문액 등 항목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해 배달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업체들은 배달비가 책정되는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지 않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배달비는 궂은 날씨이거나 연휴나 명절 등 할증이 붙으면 더 오르고, 라이더 공급난이 심해도 오르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배달비 자체는 배달앱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공시제도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한다. 배달비는 음식을 제공하는 자영업자와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로, 자영업자가 최종 가격 비율 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라이더 수급 불균형이 배달비 인상을 촉발한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특히 단건배달을 진행하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라이더들을 끌어오기 위해 과도한 프로모션을 벌이는 가운데, 배달대행사들은 인력 이탈을 막고자 일반 배달비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배달대행사 한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의 요인은 많지만 특히 배민, 쿠팡이츠에서 단건배달이 진행되면서 라이더 대상 공격적 프로모션을 펼쳐 배달비가 더 많이 올라갔다"면서 "배민 라이더가 콜을 잡을 때도 배달가격이 계속 바뀌는데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도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앱 플랫폼 측 역시 라이더 모시기 경쟁 상황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배달앱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단건배달로 촉발된 시장 경쟁 상황이 워낙 치열해지다보니 라이더 수급에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 라이더 시장에 대한 개선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시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비가 고정되지 않고 들쭉날쭉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시제 추진은 소비자 입장에서 배달비를 비교하고 선택하도록 하기 때문에 유용할 수 있다"이라며 "그러나 배달비 인상의 요건은 라이더 부족에서 비롯되기에 근본적으로 배달료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비 수익을 가져가는 곳은 배달앱, 배달대행사, 라이더인데 이들간 무엇이 문제가 돼 배달비가 올라가는지를 살펴야한다"면서 "라이더들은 임금을 올려달라고 배달 플랫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배달비의 이익을 누가 더 많이 챙기는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보인다"고 답변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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