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양자' 고집에 '4자토론'마저 무산 위기
국힘 "1대1 토론만"…안철수 "공정과 상식 말할 자격 있나", 심상정 "왜 토론만 법대로 못하나"
입력 : 2022-01-28 10:53:24 수정 : 2022-01-28 12:25:4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설 연휴 기간인 3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대선후보 4자 TV토론이 무산될 가능성이 켜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양자 토론을 고수하면서다.
 
국민의힘은 28일 오후로 예정된 '대선후보 4자 TV토론' 실무협상에 불참키로 결정했다. 앞서 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TV토론에 제동을 걸면서 4자 TV토론이 추진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방송사가 중계하지 않으면 된다는 주장을 내세워 또 다시 양자 토론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4자 TV토론 실무협상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이 합의정신을 살려, 법정토론 3회 외에 1대1 토론을 하는 것이 국민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31일 양자토론과 다자토론을 같이 하자는 것은 각 당 후보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토론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일 11시, 1대1 토론 실무협상을 위해 만날 것을 민주당 박주민 단장께 제안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측 몽니에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윤 후보가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 따라야 한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TV토론 협상 상황에 대해 "오는 31일에 양자토론만 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며  "안철수,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채 양자 TV토론을 해서는 안 된다는게 법원의 판결이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참석을 밝히고 있다면, 같이 토론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강 본부장은 토론 주관사 없이 양당이 합의해 토론을 진행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선 "심판 없이 게임을 하자는 매우 부적절하고 오만한 발상"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양자 토론을 하자는 건 국민 정서나 법원의 결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법과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를 향해 "공정과 상식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따진 뒤 "정정당당하면 좋겠다"고 적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를 지목, "해치지 않을 테니 굳이 궁색한 꼼수로 2자 토론으로 도망가지 마시고, 4자 토론에 나오셔도 괜찮다"고 했다. 심 후보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늘 법대로 하겠다는 윤 후보께서 왜 토론은 법대로 못하겠다는 건가"라며 "불리하다 싶으면 탈법하고, 민주주의마저 부정하는 게 윤석열의 공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법원에서 판결한 건 양당 후보 둘이서 TV토론을 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들은 법원 판결이 났을 때 4자 토론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그렇다면 일단 이거(방송 3사가 중계하는 4자 토론) 받은 다음에 양자 토론은 두 분이 알아서 인터넷 매체랑 같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토론 한 번 하는데 되게 힘들다. 정말 뭐 하자는 건가"라고 답답해했다.
 
이재명 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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