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20만 건 '무너져'…황혼 이혼은 10년 새 두배↑
작년 혼인건수 19만3000건…2020년 대비 9.8% 감소
초혼연령 남자 33.4세·여자 31.1세…혼인연령 늦어져
인구구조 변화·결혼 가치관 변화·코로나 영향 등 복합 작용
입력 : 2022-03-17 12:00:00 수정 : 2022-03-17 14:11:53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해 결혼한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인 건수는 2016년 이후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불과 5년 만에 20만건 아래로 추락했다. 반면 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부부가 이혼하는 ‘황혼 이혼’의 경우는 10년 전과 비교해 두배 이상 늘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결혼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2020년보다 2만1000건(9.8%) 줄었다.
 
혼인건수 감소폭은 2016년 7%, 2017년 6.1%, 2018년 2.6%, 2019년 7.2%, 2020년 10.7%, 지난해 9.8% 등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11년의 58.7% 수준에 불과하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최근 혼인 감소 폭이 큰 편인데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 인구의 감소,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코로나19 영향에 의한 결혼 연기와 국제결혼 감소를 그 이유로 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령별 혼인건수는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20대 후반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남자 30대 초반에서 8000건(10.3%), 여자 20대 후반에서 1만1000건(14.4%) 줄었다. 
 
연령별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연령별 혼인율은 남자는 30대 초반이 42.1건으로, 여자는 30대 초반이 40.8건으로 가장 높았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는 33.4세, 여자는 31.1세로 각각 1년 전보다 0.1세, 0.3세 상승했다. 혼인하는 연령이 점점 더 늦어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이혼건수는 10만2000건이다. 전년보다 5000건(4.5%)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2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연령 중에서 60세 이상 이혼에서만 남녀 모두 이혼율이 늘었다. 60세 이상 남성 이혼율은 3.8건, 여성은 2.1건으로 전년보다 0.2건씩 증가했다.
 
혼인지속기간으로 보면 혼인지속기간 30년 이상 이혼이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혼인지속기간 30년 이상 이혼은 10년 전에 비해 2.2배 수준이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이혼 건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60대 이상에서 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기대여명도 길어지다 보니 남은 생에 대해서 혼인이나 이혼을 선택할 수 있는 인구의 폭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구성비는 5년 미만이 18.8%로 가장 많았다. 30년 이상 17.6%, 5년 이상 10년 미만이 17.1%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인 연령별 이혼율은 남자는 40대 후반이 7.4건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40대 초반이 7.8건으로 가장 높았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3000건으로 전년대비 2000건(14.6%) 감소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6000건으로 직전년도와 유사했다.
 
노형준 과장은 향후 전망과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고 나면 그동안 지연됐던 혼인이 증가할 여지가 있고 30대 초반 인구가 다소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 부분도 있어서 향후 혼인 건수 감소 폭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나라는 결혼이 전제되거나 결혼이 선행되고 나서 출산을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혼인 건수 감소는 향후 출생아 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통계청 '2021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결혼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자료=통계청)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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