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형제 경영' 강화로 ESG 박차…VOC는 과제
주총서 조현준 회장·조현상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입력 : 2022-03-18 13:36:43 수정 : 2022-03-18 13:36:43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효성(004800)그룹 '형제 경영'이 강화되면서 EGS경영 등 기존에 추구해오던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효성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제6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18일 오전 9시27분 주주총회를 앞둔 효성 본사 지하1층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이로써 조 회장과 조 부회장 형제를 중심으로 한 조씨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높아졌다. 지난 17일에는 조 회장이 효성티앤씨(298020), 조 부회장이 효성첨단소재(298050)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 및 조현상 효성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효성이 앞으로 진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분야는 한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화학·중공업 사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아 경영진의 잘못 여하와 상관없이 이익·주가 변동성이 크다"며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ESG경영을 추진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ESG 경영에 적극 나서겠다"며 "나아가 윤리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고객과 사회로부터 사랑 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과중심의 VOC(고객의 소리) 활동을 통해 고객 중심 경영에 매진하겠다"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효성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효성)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일 신규투자 공시에서 전북 전주공장에 469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3년 4월까지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2500톤을 3차 증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수소차의 연료탱크와 압축천연가스(CNG) 고압용기, 태양광용 단열재 등 친환경 제품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소경제 활성화에 따라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등 수소저장·운반에 쓰이는 고압용기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수요도 상당히 추세라고 보기 때문이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연산 2만4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10%로 탄소섬유 분야 글로벌 3위에 오른다는 구상이다.
 
효성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 본사에서 제6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진=신태현 기자)
 
아울러 2~3년 동안 조 회장이 강조해온 VOC(고객의 소리)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갈길이 멀어보인다. 효성의 경우 최종 소비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는 'B2B' 업체의 성격이 강하지만, 소비자까지 포괄해 의견을 경청해야 이미지를 재고하고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다.
 
VOC가 노리는 효과 중 호감도 개선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산적하다. 지분율 9.5%인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횡령·배임 등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고, 조 부회장은 겸임이 과도하다며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했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도 지주회사 효성 재선임 및 계열사 선임에 반대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7일 오후 '개인회사 부당 지원' 혐의가 있는 조 회장의 벌금형에 불복해 항소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총수 일가 문제, 형사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2014년 이후 문제제기가 이뤄지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미지 개선 사업이 좀 공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현재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효성 지분은 각각 21.9%, 21.4%다.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9.4%까지 합치면 과반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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