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박범계…"의견 달라도 들어달라"
"하나로 나머지 아흔아홉개 배척 안타까워"
"저야 갈 사람…새 정부에 도움 될 내용 많다"
입력 : 2022-03-25 10:40:37 수정 : 2022-03-25 10:40:3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대통령직인수인계위(인수위)에 업무보고 퇴짜를 맞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자세를 낮췄다.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윤석열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을 공개 반대한 이틀 전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장관은 25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보고 자료가 수십 페이지에 이르러 검찰국만 있는 게 아니잖은가. 새 정부에 도움이 될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다"며 "한 번 좀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들어보시고, 다음 주에는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을 보면 업무보고 당일 취소라는 인수위의 초강수에 박 장관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박 장관은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갈 사람"이란 말을 반복했다. 다만 "우리 법무부에 공직자들이 그냥 하루 이틀 근무하신 분들이 아니니까 거꾸로 그 분들의 의견도 경청해봐 주시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또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아흔아홉개를 배척한다면 그것은 좀 안타까운 일"이라며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 하나로 법무부 업무보고 전체를 막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박 장관은 대검찰청 공보준칙 개정 입장에 대해서도 한 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검은 지난 24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만들어진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칙' 훈령을 손보겠다고 전달했다. 박 장관은 "일선에서는 조금 불편함이 있는 모양"이라면서도 "큰 뼈대를 유지한다면 현실에 맞게끔 손을 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지난 23일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인수위는 지난 24일로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유예한다고 통지했다. 유예된 법무부 업무보고는 다음 주 24일 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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