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정유사 수출, 전년비 20%↑…호주 최초 1위
작년 6월 중국 내 관세 부과로 인해 물량 분산
수출액 120억달러…자동차 제치고 수출 4위
입력 : 2022-04-26 16:38:44 수정 : 2022-04-26 17:30:4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올해 1분기 한국이 석유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 중에서 호주가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20.0% 늘어 1분기 증가율로는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26일 올해 1분기 국내 4대 정유사인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의 수출 실적을 집계해 발표했다.
 
올해 1분기 석유 제품 수출국 중에서는 호주가 13.2%의 비중으로 사상 최초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 12.7% △싱가포르 12.6% △일본 9.8% △베트남 9.1%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1분기에는 중국으로 가던 물량이 관세 부과로 인해 막히면서 다른 국가들로 분산된 양상을 보였다. 중국이 2016년부터 6년 연속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경순환유(LCO) 수입소비세 부과 등에 따라 수출량이 59% 급감했다. 수출국 중 비중을 보면 24.2%포인트나 깎였다.
 
이에 반해 호주 수출량은 지난해 49% 늘었고,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했다. BP, 엑슨모빌이 각각 2020년과 지난해 호주 내 정유공장을 폐쇄 조치해 호주 전체 정제 설비 중 50%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중국이 수입소비세를 부과한 것은 외국의 LCO가 중국 국내 시장을 교란한다는 이유였다"면서 "관세를 없애거나 인하할 경우 다시 교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BP, 엑슨모빌은 호주 공장이 노후화면서 유지 보수와 정기 보수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고급 고부가가치 제품을 호주 수출에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트남이 수출국 5위에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월쯤 최대 정유 시설인 응히선 정유공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가동률을 25%포인트 줄였다. 이에 따라 코로나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 추세에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 제품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국내 정유사들이 발 빠르게 수출을 늘린 결과 수출량 증가율은 202%에 달했다.
 
대한석유협회는 한국이 석유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 중에서 호주가 사상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소개 영상)
 
국내 정유사의 석유 제품 전체 수출량은 1억899만배럴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0.0%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2011년 1분기의 25.6% 이후 최고 수치다. 
 
수출 금액은 120억3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5.3% 늘었다. 1분기 증가율로는 지난 2000년 118.2%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따라 1분기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자동차를 제치고 4위를 기록해 전년보다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수출 증가는 글로벌 석유 수요 확대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올해 1분기 국제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95.6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9% 상승했다. 석유 제품 수출 단가에서 원유 도입 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배럴당 19.5달러를 기록하는 등 전년의 8.8달러보다 10.7달러 늘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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