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드라마 바라보는 청소년 임신, 책임보단 흥미
입력 : 2022-05-12 15:35:14 수정 : 2022-05-12 15:35:14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최근 청소년 임신을 소재로 삼고 있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자주 눈에 띈다. 기존의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과 다르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조금 더 조심스럽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MBN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고딩엄빠는 방송 전부터 파격적인 콘셉트로 우려를 샀다.
 
논란이 되자 고딩엄빠제작진은 많은 사람들이 쉬쉬하지만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10대의 성 이야기'를 소재로 하다 보니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린 게 사실이다. 10대 엄마, 아빠라는 주제를 통해 10대의 성에 대한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10대의 성을 숨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획 의도와 달리 고딩엄빠는 출연자들의 자극적인 사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출연자인 이택개가 아내인 박서현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제작진은 두 사람을 다시 프로그램에 출연을 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다시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고딩엄빠측은 이들의 자극적인 사연에만 집중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도 고등학생 커플 방영주(노윤서 분)과 정현(배현성 분)의 임신 에피소드가 다뤄졌다. 영주는 전교 1등을 하면서 서울대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인물이다. 정현 역시 아버지의 자랑이 되고 싶은 착한 모범생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겠다고 하면서 부모와 갈등을 겪고 있다.
 
드라마는 임신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산부인과 의사는 피임을 잘하지 않은 영주 탓을 했다. 두 사람은 어른들에게 임신 사실을 털어 놓지 못해 온라인을 통해서 잘못된 정보를 접했다. 또한 경제력이 없다 보니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 기로에 놓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청소년 임신이 마치 낭만적인 것 마냥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모와 달리 학교 선생, 마을 어른들이 두 사람의 선택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 796개 학교 54848명 학생 중 성관계를 경험한 이들의 평균 시작 연령은 2021년 기준 14.1세로 조사된 바 있다. 하지만 성교육을 경험한 학생 비율은 지난해 67.8%로 하락했다.
 
고딩엄빠를 통해 이미 청소년 사이에서 성관계가 흔한 일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심리상담가 박재연은 청소년 10명 중 3명이 피임 도구 없이 성관계를 하고 있다고 10대들의 성문화 실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 임신을 조장하거나 미화하기 전에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속 청소년 성문제, 임신 등이 단순히 흥미 위주로 소비되고 있어 이들의 책임이 요구된다.
 
MBN '고딩엄빠' (사진=MB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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