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수능 '생활과 윤리' 소송 청구 교사 자격 없어”
소송 제기 교사 “학생들 학문적 반박 한계…교사 원고 적격 인정해야”
입력 : 2022-05-20 13:46:45 수정 : 2022-05-20 13:46:4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2022학년도 수능 ‘생활과 윤리’ 과목 중 일부 문항의 정답이 오류라는 주장을 하는 고등학교 교사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험생이 아니기 때문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1부(재판장 강동혁)는 20일 경기도 한 고교 교사 A씨가 평가원을 상대로 낸 생활과윤리 10번, 14번 문항 정답 취소 처분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평가원 측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이날 변론에 출석해 “A씨는 수험생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이거나 직접적인 이익 침해가 없으므로 원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법정에 직접 출석한 A씨는 이 같은 평가원 주장에 관해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진로를 같이 고민하는 만큼, 수능 오류 여부에 따른 법률적 이해관계는 해당 문항을 풀어야 하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엮여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생활과 윤리 같은 과목에서 정답의 오류를 다투려면 원전을 깊이있게 이해해야 하는데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학습하는 학생들로서는 학문적인 반박을 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교사의 원고적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A씨가 생활과 윤리 10번, 14번 문항에 오류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했다. 이들 문항은 사상가들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한 선택지를 고르는 문제인데, A씨는 각각의 문항에서 제시된 선택지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평가원은 오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2022학년도 수능의 정답 오류 여부를 두고 행정소송이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행정법원은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과목의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시 소송에 나선 수험생들은 지문에 따라 계산해도 오류가 있어 풀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고, 평가원은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출제자는 수험생들이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풀이 방법을 수립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경우 정답을 고를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해야 한다”며 “수험생들은 평가원이 의도한 풀이 방법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충분한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오류로 인해 정답을 선택할 수 없게 됐다”고 판시했다.
 
생활과 윤리 정답 취소 청구 소송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월15일 오후 2시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해 12월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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