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윤창호법 위헌…책임-형벌 비례 원칙 어긋나”(종합)
"위반행위가 오래전 일이라면 가중처벌 필요성 적어"
"시간 제한 없는 무제한 처벌은 공소시효 취지에도 안 맞아"
이날 헌재 결정, '음주측정 거부' 노엘 2심 재판 영향 줄 듯
입력 : 2022-05-26 15:55:22 수정 : 2022-05-26 15:55:22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반복된 음주측정 거부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 일부 조항을 두고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청주지법 영동지원, 대구지법 포항지원, 부산지법 등이 도로교통법 148조2의 1항이 위헌이라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해당 조항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은 이날부터 효력을 상실했다.
 
헌재는 “과거의 위반행위가 상당히 오래 전 이뤄져 그 이후 행해진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나 음주측정 거부 행위가 반규범적 행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면 이를 가중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해 후범에 대해 가중된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해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발견하기 어렵다”며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창호법'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게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2018년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 규정이다.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 헌재는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한 윤창호법 조항도 위헌이라고 봤다. 헌재는 당시 결정에서 나아가 음주측정 거부를 혼합해 두 차례 이상 하거나 음주측정 거부만 두 번 이상 한 것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책임과 형벌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그러나 당시 음주측정 거부만 2회에 걸쳐 하거나, 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가 결합된 사건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헌재는 “반복적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 거부 행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결국 중한 형벌에 면역이 생겨 범죄예방과 법질서 수호에 실질적 기여를 하지 못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은 음주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과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선애·문형배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반복되는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 거부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가중처벌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또 “과거의 위반 전력이 상당히 오래 전 발생했더라도, 그런 전력을 가진 운전자가 다시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또는 음주측정 거부행위를 해 교통안전을 해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위협한 경우 초범 음주운전과 같은 기준으로 처벌해선 이런 범죄를 예방하고 수호할 수 없다는 입법자 평가가 재량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날 헌재 결정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아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래퍼이기도 한 장 의원의 아들 노엘(본명 장용준)은 2019년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9월 다시 음주측정 거부 등 혐의로 기소됐다. 장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해 다음 달 9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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