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에 웃는 두산에너빌리티, 정권 변수 여전
두산그룹, 5년간 에너지 중심 5조원 투자
연평균 투자액 5년치보다 1조5천억원 늘어
정권마다 상반된 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부담
입력 : 2022-05-26 16:52:01 수정 : 2022-05-26 16:52:0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문재인 정부 탈원전 기조로 맥을 못추던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윤석열 정부의 원전 살리기 정책으로 수혜를 입게 됐다. 하지만 정권 교체로 에너지 정책이 달라지는 환경이 국내 사업에 부담으로 남아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향후 5년간 소형모듈원전(SMR) 등 에너지분야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 투자 규모는 한미 원전 산업·기술 선도와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 합의 이후 발표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사와 미국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부지에 첫 SMR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 SMR 본제품 제작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해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은 미국 엑스에너지 등과 주기기 제작 참여도 추진중이다. 투자금은 세계 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제작 설비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진행하는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이밖에 가스터빈과 수소터빈 개발, 수소연료전지 제품 라인업 구축, 반도체 후공정에도 투자를 점차 늘린다. 수소 드론과 5G 안테나 소재 등 신규 사업에도 투자해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공시에 따르면 두산은 2022년부터 3년간 지주사와 계열사에 2조490억8600만원 투자 계획을 세워놨다. 사업 부문별 규모를 보면 건설기계와 산업차량 산업을 영위하는 두산밥캣이 6억9705만1000 달러(약 8859억5182만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밥캣과 두산퓨얼셀을 지배하는 두산에너빌리티 6714억8300만원, 두산퓨얼셀 2570억4600만원, 두산큐벡스 19억2000만원 순이었다.
 
이같은 투자액 차이는 매출 비중과 비슷하다. 2021년 매출 비중은 두산밥캣(36.57%)이 두산에너빌리티(35.22%)을 근소하게 앞섰다.
 
올해 1분기 매출 비율도 두산밥캣이 45.51%(1조6390억원)으로 두산에너빌리티(42.9%·1조5478억원)보다 많았다.
 
올해 포함 3년 평균 투자액은 6830억2800만원인데 이를 5년치로 합하면 약 3조4100억원이다. 이번 차세대 에너지 사업 5조원 투자 계획을 보면 이보다 약 1조5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아직 사업 부문별 투자액을 구분해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액이 SMR 등 에너지 사업에 쓰일 전망이다. 이 때문에 두산밥캣보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에 대한 투자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기조로 한동안 국내 관련 사업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6년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 2874억원을 기록하고 세계적 신규 원전 건설 추세, 국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을 토대로 2017년 수주액을 10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기약없이 미뤄지며 수주액은 5조510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중공업 부문 영업이익은 2018년 2054억원(수주 4조6441억원)에서 2020년 5446억원(수주 5조5084억원) 적자로 이어졌다.
 
두산그룹은 2020년 두산에너빌리티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규모 긴급 금융지원을 받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등을 거쳐 올해 2월 채권단 관리가 끝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 계획·예방 정비, 미국 내 SMR 발전소 건설 등 국내외 원전 사업으로 꾸준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 부문 수주실적은 8729억원이고 수주잔고는 15조1723억원이다.
 
다만 정부의 에너지 관련 상위 계획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반영하고 건설 허가와 공사 계획 인가 등 남은 절차가 많다. 정권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뒤바뀐다는 점도 여전히 불안한 변수다. 추진중인 신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투자설명서에서 "정책기조의 변화가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변경을 통해 실제 사업 재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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