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연동보조금 시행했지만…종잡을 수 없는 유가 '불안'
1일부터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확대 지급
12톤 이상 대형 화물차, 월간 13만원 추가 보조 효과
국제유가 변동성에 유가 불안 진정 '역부족'
"우크라이나 등 유가 폭등 근본 원인 종식돼야"
입력 : 2022-06-02 04:00:00 수정 : 2022-06-02 04: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사상 초유의 고유가 사태로 정부가 ‘유가연동보조금’을 시행했지만 유가에 대한 불안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적 경유 재고 부족 현상의 심화와 국제유가 불안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5월 1일부터 도입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는 경유 가격이 기준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의 50%를 화물차·버스·택시 종사자에게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등 업계 종사자들의 사정이 더욱 악화하자,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경유 보조금의 지급 기준은 리터(ℓ)당 1850원에서 1750원으로 인하되며, 적용 기간도 당초 오는 7월에서 9월까지 2개월 연장된다.
 
예컨대 경유 가격이 2000원일 경우 보조금은 당초 리터당 75원에서 125원으로 증가한다. 12톤 이상 대형 화물차의 경우 당초 월 평균 19만원에서 32만원으로, 기존보다 13만원의 추가적인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일단 이번 조치로 화물차·버스·택시 종사자들은 유가 부담을 한층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제도는 가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국제유가의 불안정성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석유 제품 수급난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국내 유가의 상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국제유가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로 배럴당 120달러를 다시 넘어선 상태다. 브렌트유의 7월 인도분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92% 오른 배럴당 121.72달러에 거래됐다.
 
또 같은 날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0.44% 오른 배럴당 117.69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연초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출발했지만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추진하면서 올 3월에는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등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전략 비축유 방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책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소폭 하락하는 추세였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국내 유가 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 폭등의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돼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유가 불안에 따른 업계의 힘겨운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무역협회 측은 '최근 무역수지 적자 평가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가 현재 고점을 지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안정세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글로벌 전망 기관들도 중국 봉쇄 영향 등을 고려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유가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며 "6월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가 좀 더 좋은 공시판매가격(OSP)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하반기 원유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무역수지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화물차 유가보조금 관리 규정'과 '여객차 유가보조금 지급지침'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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