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도보로 배송"…근거리로 틈새 노린 카카오, 배달 지형 흔들까
2일부터 도보 배송 서비스 본격화
전국 모든 지역서 일반인도 참여 가능
카카오 "소상공인·비경제인 일자리 지원해 상생도모"
입력 : 2022-06-06 09:00:00 수정 : 2022-06-07 08:58:3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펼쳐온 카카오모빌리티가 근거리 배송 서비스인 '도보배송'에 나서며 매출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배송 서비스는 배달의민족, 쿠팡 대비 다소 늦었지만 1.5km 이내 도보로 배송거리를 제한하는 한편 배송기사 자격 문턱을 낮춘 차별화된 서비스로 빠른 시장 확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이후 배달앱 이용자수 급감으로 라이더 이탈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합류로 최종 목적지 도착 직전 구간인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T 도보배송 프로모션 이미지. (사진=카카오T앱 화면 캡처)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일부터 도보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람이 직접 하는 도보를 포함한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1.5km 이내 근거리 배달이 가능하며 운전면허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배송 물품은 편의점, 베이커리, 디저트, 화장품 등 운반이 간편한 생활 물품 위주의 주문으로 구성됐으며, 실시간 위치에 따라 가까운 거리에서 주문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트, 쉐이크쉑 버거, 에그슬럿, 파스쿠찌, CU, 올리브영 등의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었으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달 2일부터 30일까지 앱 회원을 대상으로 도보배송 참여자를 늘기기 위해 1000만 포인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명 근거리 배달 아르바이트로서 카카오T 픽커 앱을 통해 등록하면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벤트 기간 내 가입시 최대 1000만 포인트를 증정하며 첫 배송 완료시 1만 포인트 지급 등 이벤트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강제 배정없이 참여자가 원하는 오더만 선택할 수 있으며, 지역 변경에 대한 횟수 제한도 없앴다는 점도 기존 배달앱과 차이가 있다. 또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원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역시 점포 내 주문 시스템을 통해 쉽게 등록할 수 있다. 
 
도보60 관련 홍보 이미지. (사진=도보60 홈페이지)
 
카카오는 이번 도보배송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유수의 스타트업들을 인수해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근거리 배달 서비스 '도보60'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엠지플레잉과 당일·새벽배송 스타트업 '오늘의픽업'을 인수했다. '도보60'은 반경 1km 이내 도보로 프랜차이즈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카카오T 도보배송과 같은 형태다. 카카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소상공인 일반 음식점 등으로 점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소상공인 음식점까지 배송 영역이 확대된다면 기존 배민과 쿠팡이츠간 서비스 영역이 겹쳐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배송수수료의 경우 카카오 측은 중·장거리 기반으로 이뤄지는 일반 배송 대비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물류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택시 콜 서비스를 넘어 대리운전에서 퀵서비스, 택배, 배송까지 다 되는 종합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해 상생의 가치도 실현시키겠다는 목표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도보배송을 토대로 중소 상공업자들과 상생하고 비경제활동 인구가 일거리를 창출할 있게 하자는 목적에서 B2B(기업간 거래) 기반으로 지역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역을 찾아 서비스했다는 측면에서 틈새시장 공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백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카카오의 진출은 사업 확장 측면에서 기존 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150여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다 사업 다각화까지 나서고 있는 카카오의 도보배송 시장 진출은 성장 잠재력이 있다"면서 "15~30분 내 배송을 원하는 도시인들이 계속 늘어난다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아직 시작단계지만 카카오까지 근거리 배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퀵 커머스 시장 자체는 당분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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