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야놀자, 공정위 조사까지…상장 작업 순항할까
하반기 중으로 나스닥 상장 작업 진행
클라우드 매출 늘리는 일이 주된 과제
공정위 조사결과 중요 변수로 떠올라
입력 : 2022-06-07 16:24:00 수정 : 2022-06-07 16:24: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가 추진 중인 연내 나스닥 상장 작업이 일정대로 순탄하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놀자는 오는 3분기 말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이 불확실한 데다 독과점 우려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받으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원을 투자받은 후 인터파크를 인수하는 등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전히 예약 수수료, 광고비 의존도가 높고, 추가 투자 유치 등을 하기에 외부 변수들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상장을 추진 중인 야놀자로선 올해 외형 성장세를 입증할 안정적 캐시카우 확보를 해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이르면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를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중이다. 회사에선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미국 나스닥 상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야놀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앞서 야놀자는 2020년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과 주관계약을 체결해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했다가 지난해 9월 외국계 증권사로 주관사 계약을 변경했다.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대 투자를 유치한 것이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으로 선회한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야놀자는 국내에선 숙박을 넘어 여가까지 아우르는 슈퍼앱 전략을 이어나가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선 '클라우드 솔루션' 강화를 토대로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7일엔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가속화를 위해 데이비드 펠러 수석 부대표를 영입했다. 필러 수석 부대표는 구글·부킹닷컴·아마존 웹서비스 등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끌어온 인재로서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비즈니스 및 마케팅 등을 담당하고, 파트너십 확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실적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올라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야놀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005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0.5% 줄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플랫폼 부문에서의 수익성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플랫폼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06억원·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2%, 23.1% 증가했다. 특히 플랫폼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70.27%로, 광고와 예약 수수료가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최근 발표한 실적만으로는 성장성을 입증하기 부족하다는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올해 1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2% 늘었다. 올해 1분기부터 인수한 데이블이 신규로 연결 편입된 효과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에 따른 성과 덕분이다. 
 
그러나 해당 사업에서의 매출 비중은 20.51% 수준으로 플랫폼 서비스 대비 비중이 크지 않다. 야놀자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PMS(호텔자산관리시스템)를 통해 국내외 숙박업체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진다는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야놀자클라우드는 세계적 B2B 서비스 기업인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의 PMS를 제공하는 업체로, 현재 전세계 170여개국 3만개 이상의 호텔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으로 사업 영위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으로, 매출 비중을 늘려 사업 기반 안정성을 꾸준히 입증해나가는 일이 숙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최근에는 인터파크 인수 건과 관련해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에 나서면서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는 일이 더 급한 과제가 됐다. 공정위는 지난 2일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로 경쟁 제한이 발생하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놀자는 지난달 24일 공정위에 인터파크 주식 70%를 취득했다는 내용의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인터파크는 국내 공연 예매 시장 1위 업체로서 야놀자는 해당 회사 인수를 통해 숙박·여행 플랫폼과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야놀자가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수평·수직·혼합결합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결합이 발생한다고 판단, 심할 경우 여러 시장에 독과점 폐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에 제동을 걸면 나스닥 상장 추진도 차질을 빚게 된다.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지면서 풀리면서 여행수요 급증에 따른 앱 이용률 급증 효과가 그나마 긍정적 요소로 꼽히고 있지만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만큼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야놀자의 사업 확장성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 추진은 별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클라우드 사업은 초기다보니 인수 등으로 투자 제반 비용이 많아져서 수익은 아직 마이너스지만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많이 개선됐다. 기존 전략대로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놀자CI. (사진=야놀자)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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