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돼지값 잡겠다는 정부…이미 수입량 90% '관세 0%'
냉장 돼지고기 수입량 60% 캐나다·멕시코·브라질 관세↓
운송비용 등 상쇄에 수입물량 상승 전망…수입선 다변화
주요 FTA 체결국의 90% 수입량, 이미 0% 관세
입력 : 2022-06-07 17:25:00 수정 : 2022-06-07 17:28:16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축산물 수입국 다변화 등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0% 할당관세를 올해 말까지 적용할 계획이나 인하 효과는 미지수다. 이미 90%에 달하는 수입 물량에 대한 할당관세가 0%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가공용으로 쓰이는 냉동 돼지고기 정육 3만6000톤과 냉장 삼겹·목살 등 구이용 정육 1만4000톤에 대한 할당관세 0%를 적용한다.
 
할당관세는 관세법 개정 등을 거쳐 6월 말~7월 초부터 올 연말까지 적용한다.
 
지난 6일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집계한 삼겹살 가격을 보면 소매가격은 ㎏당 2만8480원으로 전년(2만5543원)보다 11.5% 상승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6월(1만8964원)과 비교할 경우에는 50.2% 오른 수준이다.
 
정부는 중간 유통단계 없이 육가공업체·대형마트에 가공용 정육·구이용 정육을 신속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삼겹살·목살 등 냉장 돼지고기 수입량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냉장 돼지고기 수입량 중 59%는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8.6%, 브라질·멕시코는 22.5%~25%의 관세가 적용 중이다.
 
관세 포함 전체 가격은 미국, 유럽연합(EU)과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EU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원거리에 있어 운송비용 등에서 불리한 구조다.
 
정부와 한국육가공협회,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등 업계는 이번 할당관세 적용으로 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의 운송비용 부담이 상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EU 등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 등 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의 수입선 다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공용 정육의 도매가격은 환율, 유통비용 등 부대비용 적용 시 1kg당 미국 목전지 5000원 선, 유럽 전지 4000원 선에 형성돼 있다. 국내산의 경우는 4500~5000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의 경우 할당관세가 적용되면 이보다 저렴한 3500원 선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루미늄 캔, 필름 포장지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가공업체 등의 가격 인상 압력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돼지고기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들이 이미 FTA 체결로 90%의 수입량에 0% 관세가 적용된 만큼, 가격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돼지고기 수입 비중은 미국(36.4%), 스페인(20.1%), 네덜란드(8.9%), 오스트리아(7.2%), 칠레(7%), 캐나다(6.6%), 덴마크(5%) 순이다. 이 국가들 중 관세가 적용되는 국가는 캐나다 뿐이다. 캐나다 관세율도 냉장 8.6%, 냉동 9.6%로 높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물 가격 안정 및 축산물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가공용으로 쓰이는 냉동 돼지고기 정육 3만6000톤, 여름 휴가철 수요가 많은 냉장 삼겹·목살 등 구이용 정육 1만4000톤에 대해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마트에 진열된 돼지고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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