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발언 이재명 측, 첫 재판 불출석
이 의원 측 "명예훼손 없었다" 의견서 재판부에 제출
입력 : 2022-06-09 17:48:01 수정 : 2022-06-09 17:48:01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조카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유족으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측이 첫 변론에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재판장 이유형)은 9일 유족 A씨가 이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변론에 이 의원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10분 정도 기다렸고, 결국 이 의원 측 변호인이 불참한 채 변론을 진행했다.
 
원고 측 이병철 변호인은 "(피고는) 지난 대선에도 인권 변호사라고 주장하면서 과거 본인이 변론했던 원고의 일가족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청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인은 변론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피고 대리인(변호인)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원고는 본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것뿐 아니라 피고로부터 직접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리인을 통해 형식적 사과를 한다는 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 이 의원 측은 준비서면을 통해 재판부에 "사려 깊지 못한 표현에 대해 원고(유족)에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다만 "특정 사건을 축약적으로 지칭하다 보니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을 썼고 이 표현에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사실 혹은 허위사실을 담고 있지 않다"며 손해배상 책임은 부인했다.
 
이 의원의 조카 김모 씨는 2006년 5월 A씨의 자택을 찾아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배우자와 딸을 살해했다. A씨는 김씨를 피해 5층 아파트 베란다에 뛰어내렸고, 이 때문에 중상을 입었다. 이 의원은 조카 김모씨의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고,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24일 페이스북에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A씨측은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가족 살인사건을 이 의원이 ‘데이트폭력’이라고 주장해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며 이 의원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로 첫 등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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