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단체활동 잠정중단 선언 "내가 나로 남아 있어야"
입력 : 2022-06-15 08:19:37 수정 : 2022-06-15 11:35:1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데뷔 9주년을 맞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룹 해체는 아니지만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 분야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오후 방탄소년단 유튜브채널 '방탄티비(BANGTANTV)' 채널을 통해 공개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영상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터놓는다는 콘셉트로 촬영됐다. 멤버들은 각자 다양한 종류의 술과 음식을 즐기며 지난 9년간 겪은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RM은 "'다이너마이트'(Dynamite)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에 '버터'(Butter)랑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단체 활동 잠정 중단 배경으로 팀 활동에 따른 '개인의 성장'을 꼽았다.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며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고 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털어놨다.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또 RM은 "우리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지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며 "언제부터인가 우리 팀이 뭔지 모르겠다. 나와 우리 팀이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며 "(우리 팀이) 방향성을 잃었고, 생각한 후에 다시 좀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것을 이야기하면 무례해지는 것 같았다. 팬들이 우리를 키웠는데 그들에게 보답하지 않는 게 돼 버리는 것 같았다"고 고충을 얘기했다.
 
슈가도 "가사가, 할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억지로 쥐어 짜내고 있었다.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거들었다. 특히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도전할 일들이 생기면서 미련도 생기고, 그런 상황에서 좀 지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단체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그간 '믹스테이프'로만 진행해왔던 솔로 음악 활동을 정식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이홉이 첫 타자로 나선다.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방탄소년단의 챕터 2로 가기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진은 "나는 배우가 하고 싶었다. 아이돌을 하게 되면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니 그쪽(배우)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인생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챕터 1을 정리하는 앨범 '프루프'(Proof)를 발표해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챕터 1을 정리한다'는 것은 팀 활동에 잠시 쉼표를 찍는다는 의미였던 셈이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오래 하려면 내가 나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옛날처럼 멋있게 춤을 추지는 못하더라도 방탄소년단으로, RM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체 콘텐츠인 웹 예능 '달려라 방탄' 촬영은 단체로 계속 찍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단체 활동 잠정중단은 멤버들의 군입대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진이 올해 안에 입대를 해야 한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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