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잠정 활동중단 배경은…병역문제 등 영향 관측
입력 : 2022-06-15 08:51:56 수정 : 2022-06-15 08:52:4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013년 데뷔 이래 9년간 쉴새 없이 달려온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 '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배경에는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튜브로 공개된 '찐 방탄회식'에서 멤버들은 그동안 쌓였던 고충과 피로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RM은 "K팝이라는 것과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내가 인간으로서 10년 전이랑 많이 달라졌다. 내가 생각을 많이 하고, 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다음에, 그것들이 숙성돼서 내 것으로 나와야 하는데 10년간 이렇게 방탄소년단을 하며 물리적인 스케줄을 하다 보니 내가 숙성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슈가는 "지금 쥐어짜는 것과 7∼8년 전에 쥐어짜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그때는 하고 싶던 말이 있는데 스킬이 부족해서 쥐어 짜낸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3년 데뷔해 세계 팝 시장에서 기록을 세워왔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다섯 번 정상에 올랐고, 메인 싱글차트 '핫100'엔 협업곡 포함 6곡을 정상에 올렸다.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2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최근엔 미국 백악관에 초청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글로벌 도약을 했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 본인에게는 이 시기가 정체성 혼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이래 코로나 사태로 계획이 꼬이면서 멤버들조차도 그룹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RM은 "'온'(ON)과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그 뒤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신보 '프루프'(Proof) 발매를 기념한 유튜브 무대에서도 "2020년부터 지금까지 저희가 한 많은 것들이 계획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그때 고민하고 갑작스럽게 결정한 유동적인 것이 많았다"고 한 바 있다.
 
RM은 "걸어가면서도 '이게 맞나?' 싶어 무섭기도 했고, 정답인지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 많이 고생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었다.
 
병역문제 또한 팀 활동 잠정 중단과 솔로 활동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멤버 진은 1992년생으로 올해 말까지 입대를 해야한다.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으면서다.
 
대중문화예술인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게 하는 병역법 개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사 국회 문턱을 넘는다고 해도 통상 시행까지 6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방탄소년단 그룹 차원의 대체복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입대 불확실성 때문에 올해 하반기와 내년 팀 단위 계획도 잡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입대를 목전에 둔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솔로 활동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지금까지 솔로 음악 활동은 정식 음반이 아닌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 형태로만 선보여왔다.
 
"믹스테이프는 원래 저작권도 없는 것들을 대충 녹음해서 기획사에 돌릴 때 쓰던 것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믹스테이프는 노력, 시간, 자본이 웬만한 앨범 이상으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믹스테이프라고 했던 콘텐츠들이 앞으로 (정식) 앨범으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방탄소년단 개개인이 누가 있는지는 대중이 잘 모르니까, 한국 음원 사이트에 이것이 나간다는 게 상징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탄소년단 'Yet To Come' MV.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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