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풀어도 금리 급등에…"집 살 사람 없어"
(윤정부 부동산 정책①) "대출규제 단계적 정상화"
주담대 상단 금리 7% 돌파…"더 오른다"
전문가 "거래 활성화 제한적…관망세 지속"
입력 : 2022-06-20 07:00:00 수정 : 2022-06-20 07:00:00
서울의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대출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지만 이자 부담 증가로 내 집 마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부가 마련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관련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3분기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매 가구에 LTV를 지역, 주택가격, 소득과 무관하게 8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LTV는 규제지역 등 요건에 따라 50~70%로 차등 적용되고 있다. 대출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되고, 추후 상황에 따라 더 확대될 수 있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LTV 완화는 상환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과 가계부채,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보고 추진할 방침이다.
 
내달부터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 확대 적용되는 DSR 규제(은행 40%·비은행 50%)는 그대로 시행된다. 다만 청년층의 장래소득 반영방식을 개선해 대출한도를 늘렸다. 또 DSR 산정 시 제외되는 긴급 생계자금 대출 한도는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꽉 막혔던 대출 규제가 풀려 내 집 마련 자금을 구하기 수월해지지만 수요자들이 선뜻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LTV 완화로 인한 거래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생애 최초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고 DSR 규제가 기존대로 시행돼 서울 집값이 높은 상황에서 고소득자가 아니면 대출이 어렵다"고 말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대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최근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 상단 금리가 연 7%를 넘겼다. 주담대 금리가 7%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빠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자잿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겹쳐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인상 파도가 생각보다 거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집을 내놓은 유주택자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시장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버티는 동시에 매수자들은 집을 사지 않고 집값 하락 시기를 기다릴 것"이라며 "결국 시장 관망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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