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철회하라"…직원 400명 노조 가입
매각 소식 이후 3일만에 과반 노조 결성…반발 목소리 커져
사측에 단체교섭 촉구·적극적 매각 반대행동 나설 계획
입력 : 2022-06-20 17:17:34 수정 : 2022-06-20 17:17:3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을 철회해야한다"면서 매각반대 행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0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매각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카카오T블루. (사진=카카오모빌리티)
 
노조는 이어 "특히 모빌리티의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 공개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노조에 따르면 매각설이 불거지기 전인 올초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소속 직원이 35명 규모에 불과했지만 이날 기준 현재 400명 가까이 가입자가 늘었다. 노조 측은 "불과 2~3일 만에 전체 직원의 과반이 넘는 조합원이 가입하면서 카카오 계열사 최초의 과반노조가 됐다"라며 "조합원 가입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 후 카카오 측은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이 지난 17일 내부 구성원이 참여한 '올핸즈' 미팅에서 매각 진행 사실을 사실상 인정하며,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경영진의 소통방식을 문제삼았다. 앞서 지난 17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직원 복지와 고용 유지 등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나부터 매각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선 정확한 매각 이유와 논의 과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직원 달래기에만 급급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모빌리티의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 공개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노동조합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민들, 플랫폼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플랫폼 노동자들, 카카오의 가치를 믿고 투자한 소액 투자자들,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 모두와 연대해 매각을 반대하는 행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이번주 조합원 토론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대주주다.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의 지분율이 약 24%, 미국계 PEF 칼라일 지분율이 6.2%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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