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빠진 '반쪽짜리' 금융데이터
농협은행·삼성카드 등 금융사 주도
인터넷은행·간편결제 업체 불참
"빅테크, 양질 정보 독점 심각"
입력 : 2022-06-23 06:00:00 수정 : 2022-06-23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주요 금융사들이 '금융데이터 거래소'에서 자사의 데이터를 가공해 개인이나 민간기업에 활발히 공급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 기반으로 양질의 데이터를 가진 핀테크사들은 참여를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현재 금융보안원에서 운영하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참여하는 기업은 107곳이다. 데이터 수는 1338건, 누적 거래량은 9332건으로 집계됐다. 참여 기업은 지난해부터 정체 상태지만, 데이터 수는 약 80% 증가했다.
 
금융데이터 거래 실적은 카드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신한카드(257개), KB국민카드(140개), 삼성카드(276개)가 최대 200개가 넘게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KB국민은행 22개, 우리은행 26개, 농협은행 84개, 신한은행 4개 등 총 130여개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금융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인기 판매 데이터상품을 보면 금융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농협은행은 고객의 온라인 반려동물 업종 월별 이용금액 및 건수 데이터를 연령대, 직업, 자택 시도별 제공해 잠재 고객군을 짐작할 수 있도록 했다. 활성화 정도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롯데멤버스도 포인트를 보유한 고객이 의류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인덕션, 의류관리기 등을 구매한 시점과 장소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갖게 된 빅테크와 핀테크 업체들은 시장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은 출범한지 3년이 지났지만, 해당 사업에 참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파인내셜과 카카오페이 역시 등록만 하고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하지 않고 있다.
 
각 금융회사에 흩어진 자신의 금융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제도를 두고 역차별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그간 은행권은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한정적이라고 비판해왔다. 카드사들의 경우 페이사 소액 후불결제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항변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사들의 비금융업 진출 제한은 유지되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주장이 끊임 없이 제기된 것"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촉발시킨 것도 데이터 규제의 역차별에서 기인한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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