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KAI·한화, 누리호 성공에 우주시장 문도 ‘활짝’
체계총조립 KAI, 2030년 상용발사체 시장 진입
한화에어로 누리호 엔진 추가 생산 등 후속사업
업계 “신사업 먹거리 발굴에 정부 차원 지원 필요”
입력 : 2022-06-22 15:42:11 수정 : 2022-06-22 17:12:3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형 발사체(KSLV-II)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한화(000880) 등 국내 기업들의 우주 시장 궤도 진입이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계는 자력 위성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발사 수요 창출 등을 기대한다.
 
22일 항공우주 업계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 목표궤도(700㎞)에 투입돼 성능검증 위성을 분리·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누리호는 30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총 1조9572억원 예산이 투입된 초대형 사업이다.
 
한국이 세계 일곱번째 실용급(1톤 이상) 위성 발사에 성공한 만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체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지 못하는 나라에 수출할 가능성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40년까지 140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힘입어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우주 산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누리호가 날아오르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에 누리호 사업에 참가한 주요 기업의 성과와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KAI는 체계총조립을 맡고 조립설계, 공정설계, 조립 치공구설계와 제작, 품질보증 총조립과 시험지원 등을 수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엔진총조립, 터보펌프와 시험설비 구축을 했다. 지주사 한화는 파이로점화기(시동기)와 지상제어시스템, 배관조립체 등 체계종합, 구동장치 시스템과 추력기 시스템 등 유도제어에도 참여했다. 임무제어시스템은 한화디펜스 등이 담당했다.
 
KAI는 2014년부터 한국형 발사체 체계총조립에 참여했다. 2018년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과 2021년 누리호 비행모델(FM) 1호기 발사에 기여했다. 2016년부터는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산화제탱크·연료탱크) 제작을 맡았다. 이로써 우주발사체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 제작의 기술자립 역량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999년부터 발사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누리호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을 전부 납품했다. 누리호 엔진은 3단이다. 1단에 75톤급 엔진 4기, 2단에 75톤급 엔진 1기, 3단에 7톤급 1기까지 총 6개 엔진이 장착됐다.
 
이들 업체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참여하며 역량 확보에 나선다. KAI는 사업의 주관기업으로 참여하고 기존에 예비로 제작된 3호의 총조립을 포함해 누리호 양산형 4기를 만든다.
 
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우주발사체 전주기(설계·제작·시험·발사운용) 기술이전을 받고 시스템 총괄과 제작, 발사 서비스 공동 운영으로 우주발사체 기술 성숙도를 높인다. 
 
KAI 관계자는 “차년도 진행 예정인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해 항공우주체계종합기업으로서의 우주발사체 제작 및 발사서비스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2030년부터는 민간산업체 주도의 상용 우주발사체 제작 및 위성 발사서비스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도 향후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따라 누리호 엔진을 추가 생산하는 등 후속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항우연의 우주발사체 체계종합기업 발굴·육성 계획에 적극 동참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 계열사에 흩어진 우주산업 핵심 기술의 유기적 결합을 위해 사업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지휘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맡고 있다. 스페이스허브는 발사체와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약 250~2000㎞의 저궤도 위성 간 통신 기술 ISL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의 5년 투자액 37조6000억원 가운데 방산·우주항공 분야 투자액은 2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사업 뼈대 마련에 따른 세분화 작업도 진행한다. 위성체 제조는 한화와 국내 유일 위성 시스템 개발사 쎄트렉아이, 한화시스템이 맡는다. 발사체 엔진은 한화와 한화에어로가, 고체연료 부스터는 한화가 담당한다.
 
한화는 발사체 ‘두뇌’ 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한화와 한화에어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 우주 전략 기술 자립을 위해 과기부에서 2030년까지 2115억원을 투입하고 16개 핵심 우주 기술을 민간 주도로 산학연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하는 사업이다.
 
한화와 한화에어로는 발사체 분야에서 ‘저비용·경량화 발사체 에비오닉스 통합 기술 개발’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한화, 한화에어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대 등이 구성해 2028년까지 차세대 에비오닉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한화는 이 사업의 결과물을 고체 우주 발사체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우주사업에서 민간기업의 참여가 점점 확대되는 만큼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누리호 발사대를 만든 현대중공업(329180)도 향후 관련 사업 확장에 따른 발사대 구축으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당면한 구체적 계획이 있는것은 아니”라면서도 “미래에 우주시장이 개척된다면 발사대 구축 기업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정부의 인공위성 발사 로드맵 구축 선행과 우주발사체 발사 서비스 신뢰성 확보에 따른 민간 주도 상용 발사 서비스의 본격적인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KAI 측은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우주발사체 개발에 참여하는 민간산업체가 뉴스페이스를 통해 성공하려면 저비용·고성능 우주발사체 제작 및 발사서비스 시장진입이라는 신사업 먹거리의 발굴이 필요하다”며 “현재 민간산업체 단독으로는 중대형급 발사체를 이용한 발사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리호의 후속사업인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연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민간 산업체에 대한 지원과 발사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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