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예방·치료법은?
국내 첫 확진자 발생…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 격상
"공기전파 가능성 낮아"…2세대보다 3세대 백신
입력 : 2022-06-23 16:58:17 수정 : 2022-06-23 16:58:17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그동안 아프리카와 유럽, 미국 등 해외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바이러스성 질환 원숭이두창에 걸린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공기전파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3세대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23일 질병관리청(질병청)에 따르면 전날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공식 확인됐다. 질병청은 이에 따라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원숭이두창은 원둥이두창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최대 3주의 잠복기를 지나 고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에는 신체 여러 부위에 수포성 발진이 생긴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차아은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유행했으나 최근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도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원숭이두창 발생 경로는 해외 입국이다. 첫 확진자가 언제 누구와 접촉해 감염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기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이 천연두처럼 공기 중 감염되는 질병이었다면 확진자가 이렇게 적게 나올 수 없다"면서 "비말로 전파되거나 대부분 손으로 만져서 감염되니 위생 관리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기로 전파되지 않는다는 근거는 아직 없지만 지금까지 현상만 보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도 초기 공기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지금은 인정되고 있으니 원숭이두창도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두창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숭이두창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 치명률을 3~6%로 보고 있지만 최근 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는 1명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치명률 자체는 낮지만 대응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신생아나 면역저하자의 경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은 대응 수단은 백신과 치료제다. 백신의 경우 정부가 천연두 생물 테러 대비용으로 2세대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어 3세대 백신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우주 교수는 "지금 우리가 보유한 물량은 2세대 백신은 생백신이라 면역저하환자 접종이 어렵고 뇌염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면서 "2세대 백신보다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사용되는 3세대 백신을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이들에게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교수는 위험 수준이 높지 않은 질병인 만큼 밀접접촉자 중에서도 원하는 이들만 접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극소수가 아니라면 감염이 될 위험이 별로 없어서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을 필요까지는 없다"면서 "만약 고위험군이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3세대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덴마크에서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 '진네오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중에는 동물실험 등을 통해 원숭이두창 치료 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500명분도 들여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백경란 질병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세대 백신의 신속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활용 가능한 치료제를 필요시 의료기관에 배포해 사용하도록 하고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은 7월 중 국내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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