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돈 코인 시장①)암호화폐 추락에도 아찔한 고위험 베팅 여전
전재산 날린 빚투족 곡소리…손실 만회 위해 선물 거래 시장 유입
해외 선물 거래소에 몰린 국내 자금 수십조원대…"위험성 커 주의해야"
입력 : 2022-06-27 06:06:10 수정 : 2022-06-27 06:06:10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암호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까지 2만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전체 코인 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각국 규제 당국에선 암호화폐는 사실상 내재적 가치가 없다며 규제의 칼을 빼들었지만 일부 기관투자자와 기업, IT업계 전문가 등은 약세장이 조만간 끝나고 다시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인 암흑기에도 시세차익을 노린 도박성 모험투자는 여전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태다. 국내에서 투자자보호를 위한 업권법 등 마련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보다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어떤 방안 마련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1. 취업준비생 A씨(27)는 지난해 코인 투자로 이득을 본 친구 추천으로 코인 투자에 뛰어들었고, 5000만원 규모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 당시 소액이지만 상승세가 감지되면서 A씨는 추가로 2000만원 대출을 받아 투자 시드를 늘렸다. 그러나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A씨가 투자한 암호화폐는 모두 급락했고, A씨는 현재 자산이 마이너스 70% 상태로 쪼그라들었다. 게다가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매일 잠을 자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다. 
 
#2. 회사원 B씨는 루나 폭락사태 때 암호화폐 시장 하락장을 역이용하기로 마음 먹고 국내 거래소에서 유의종목, 상장폐지 공지가 뜬 이후 시점에 루나를 매수했다. 그 외에 다른 코인은 선물거래를 통해 100배 숏(가격 하락에 베팅) 포지션을 취해 수십억원대 이득을 챙겼다. B씨는 수익의 일부는 가족에게 송금했다. B씨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에 우회하는 방식으로 코인으로 송금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움직임에 루나·테라 폭락 이후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무리하게 투자했던 빚투족(빚내서 투자)들을 중심으로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경우 다른 세대와 비교해 수익이 적은 만큼 갈수록 오르는 대출금리에 대한 부담이 더 커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코인 암흑기를 틈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모험투자도 만만찮게 이어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루나 생태계 부활을 위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발행간 루나2.0를 비롯해 하락세를 보이는 일부 코인들에 숏(가격하락에 베팅)을 걸며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현재 코인커뮤니티, 코인 리딩방 등에서는 선물·마진거래인 롱(가격 상승에 베팅)과 숏 거래로 수익을 냈다며 개미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선물 거래를 지원하는 주요 거래소 순위. (출처=코인마켓캡)
 
코인 투자로 큰 손실을 본 일부 투자자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실금을 보전하기 위해 해외 선물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선물거래를 하는 거래소는 바이낸스를 비롯해 OKX, 바이비트, FTX, MEXC, 쿠코인 등이 있으며, 가장 규모가 큰 바이낸스만 보더라도 23일 오후 기준 거래량이 무려 477억달러(61조9527억원)에 달한다. 특히 해외 거래소에 유입된 국내 투자자들의 선물 투자액은 수십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증시하락 등으로 변동성이 가장 컸던 코인 시장이 흔들리면서 수익률 마이너스 간극을 좁히지 못해 마지막 기대를 걸고 뛰어드는 것"이라며 "해외 거래소에서 유입되는 국내 선물 거래액이 60조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해외 거래소들도 한국어 메뉴와 서비스 지원을 늘리며 국내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변동성 높은 선물 레버리지 투자는 매우 위험한 투자방식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수익실현을 했다면서 선물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그 중 일부는 가짜 계정을 활용한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상당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한다.
 
업계의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선물 거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방식으로, 그중에서도 코인 선물거래는 변동성이 매우 커 위험하다. 무엇보다 손실시 자금 전액을 다 잃을 수 있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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