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지속가능성 핵심 경쟁력으로 사업 모델 혁신
태양광·풍력 등으로 사업장 가동…글로벌 최초 단일 생분해 소재 개발
입력 : 2022-06-28 14:39:00 수정 : 2022-06-28 14:39: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LG화학(051910)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이자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전 사업 영역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선제적인 글로벌 ESG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월 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해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고,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위해 전 세계 사업장 사용 전력 '100% 재생에너지' 전환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의 2050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키로 했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 탄소배출 예상치 대비 총 2000만톤을 줄여야 한다. 탄소 배출량 총 2000만톤은 화석연료 차량 83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약 1억4000만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 감축을 위해 LG화학은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원재료부터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CA(환경 전 과정 평가)를 국내외 전제품을 대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태양광, 풍력 등에서 나오는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녹색프리미엄제, 전력직접구매(PPA) 등을 통해 3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이는 약 8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녹색프리미엄제를 통해 연간 135GWh 규모 재생에너지를 낙찰받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청주 양극재 공장 등 주요 사업장들이 이를 통해 전력을 조달한다.
 
2019년 12월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내 전력직접구매로 연간 140GWh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했다. 이에 중국 장쑤성 우시 양극재 공장은 올해부터 재생에너지로만 공장을 가동해, 일반 산업용 전력 대비 10만톤의 탄소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시 양극재 공장에 이어 저장성 소재 전구체 공장도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전환해, ‘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중국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90% 이상 탄소중립을 실현할 예정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등 자원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
 
친환경 PCR(소비자 후 재활용)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 7월, 세계 최초로 친환경 PCR 화이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상업생산에도 성공했다. 이전까지 ABS는 재활용하면 강도가 약해지고 색이 바래지는 등의 단점이 있었으며, 검은색과 회색으로만 만들 수 있었다. LG화학은 재활용 ABS 물성을 기존 제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업계 최초로 하얀색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LG화학 연구원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하얀색(화이트) 재활용 ABS의 물성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이밖에도 PCR PC(소비자 사용 후 재활용한 폴리카보네이트) 원료 함량이 60%인 고품질·고함량의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해 글로벌 IT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PCR PC 원료 함량을 최대 85%까지 높이고 제품군도 ABS와 폴리올레핀(Polyolefin) 등으로 지속 확대하고 있다.
 
플라스틱 자원 100% 선순환 시스템 구축
 
플라스틱 생산, 사용 후 수거, 리사이클까지 망라하는 ESG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3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인 이너보틀과 손잡고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가 완벽하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양사가 구축하는 에코 플랫폼은 ‘소재(LG화학)→제품(이너보틀)→수거(물류업체)→리사이클(LG화학·이너보틀)’로 이어지는 구조다.
 
LG화학·이너보틀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 (이미지=LG화학)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너보틀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이너보틀의 용기만을 회수하는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수거한 뒤, 다시 양사가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LG화학의 플라스틱 소재만으로 단일화된 용기를 전용 시스템을 통해 수거하고 재활용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자원을 빠르고 완벽하게 100% 재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이너보틀이 용기 제조에 사용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또 양사가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 및 물류 회수 시스템도 만들 방침이다.
 
실리콘 파우치가 적용된 이너보틀 용기. (사진=LG화학)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 위한 화학적 재활용 사업 진출
 
LG화학은 화학적 재활용 공장 설립 및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톤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열분해유는 사용된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해당 공장에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시키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된다. 초임계 수증기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이다. 액체의 용해성과 기체의 확산성을 모두 가지게 돼 특정 물질을 추출하는데 유용하다.
 
또,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기술과 달리 열분해 과정에서 탄소덩어리(그을림) 생성을 억제해 별도의 보수 과정 없이 연속 운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무라)와 협업한다. 지난해 10월, 화학적 재활용 분야의 밸류 체인 강화를 위해 무라에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세계 최초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세계 최초로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한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하는 등 환경 오염 및 미세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로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는 전세계 유일한 소재다.
 
기존 생분해성 소재의 경우 물성 및 유연성 강화를 위해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해 공급 업체별로 물성과 가격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지만, LG화학이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는 단일 소재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용도별 물성을 갖출 수 있다.
 
특히 핵심 요소인 유연성은 기존 생분해성 제품 대비 최대 20배 이상 개선되면서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어 생분해성 소재가 주로 쓰이는 친환경 포장재 업계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생분해성 수지의 경우 혼합 소재의 특성상 불투명한 포장재 제품 등으로 활용돼 왔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신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의 물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이외에도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와 옥수수 성분의 PLA(폴리젖산)를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G화학은 전 사업부문에서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 나가며 지속가능성 분야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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