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반기 결산①)윤정부 출범에도 거래절벽 여전
대출금리·집값 고점 인식에 매수심리 위축…관망세 지속
올들어 아파트 실거래 15만9000건…전년대비 '반토막'
경매·청약 위축에도 양극화 심화…용산·강남 등 '신고가'
입력 : 2022-06-29 07:00:00 수정 : 2022-06-29 07:00:00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거래절벽 현상을 지속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시행하는 등 부동산 규제 완화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급격한 금리인상과 대출규제에 따른 부담으로 청약·경매, 매수심리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모든 지표에 하방압력이 가해진 모습이다. 다만 지역별로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며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15만8846건으로 조사됐다. 실거래가 신고건수는 작년 동기(33만8712건)에 견줘 53.10%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건수는 7549건으로 전년(2만6311건)의 3분의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완화 기대감에도 금리 인상기조와 대출규제에 따른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매수수급지수는 지난 6월20일 기준 93.0으로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서울 아파트 매수수급지수는 88.1로 지난달 2일 이후 7주째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비중을 나타낸 수치로,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살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탓에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분양가 상한제를 개편하는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거래 절벽을 깨기는 아직 어려운 셈이다.
(표=뉴스토마토)
 
청약 시장에도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신세계건설이 마포구에 공급한 ‘빌리브 디 에이블’ 등을 포함해 68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60가구)에 견줘 99.1%(328가구) 증가한 규모다.
 
미분양주택 물량은 2019년 3월(770가구)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3월(180가구)에 이어 3개월째 급증세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고분양가 논란과 분양가 9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금지 등 매수 환경이 나빠지며 ‘청약불패’ 신화도 빠르게 깨지는 모양새다.
 
아파트 경매지표도 바닥을 기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586건으로 이 중 679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전월대비 6.4%포인트 떨어진 42.8%를, 낙찰가율은 3.6%포인트 내린 94.3%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착률은 35.6%로 2016년 2월(35.1%)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심화하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용산을 비롯해 서초·강남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신고가 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은 지난달 말 전용면적 240.305㎡가 110억원에 거래됐으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7㎡는 두달 반만에 5억원이 오른 6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매수 관망세가 짙은 상황에서 분상제 개편에 따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시세 대비 할인율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발표를 앞두고 매수, 매도 모두 관망세로 접어들며 매매거래량이 저점을 기록했던 만큼, 부동산 가격 흐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로 인한 수요 위축 사이클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리스크”라면서도 “합리적인 분양가 상한제 수정안을 통해 주변 시세 대비 20~30% 저렴한 신규 분양 공급이 이뤄질 경우 매수 수요 흡수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를 통해 대출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하더라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분양 매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은 주지해야 한다”면서 “올해 상반기는 원가 부담 증대가 건설업종을 관통했다면, 하반기 이후로는 부동산 가격 흐름이 건설업종 투자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