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상반기 결산②)중대재해법·원자재·총파업 '3중고'
중대재해법 시행…건설사, 안전 역량 강화 '총력'
원자재 가격 급등…시멘트·레미콘 가격 '자극'
8일간 화물연대 총파업…시멘트업계 손실 규모 1000억원
입력 : 2022-06-30 07:00:00 수정 : 2022-06-30 07:00:00
올해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자리한 아파트 신축현장서 외벽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업황은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중대재해처벌법을 시작으로 건설자재가격 급등, 파업 등이 잇따르며 건설업계에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해 1월26일 제정된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27일 본격 시행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에서 사망사고 등과 같은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으로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 위험방지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처벌수위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 및 경영잭임자 등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며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시 법인 또는 기관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장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건설사들은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선임하는 등 안전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삼성물산(028260)은 경영 키워드를 '안전'으로 정하고 기존 2개 팀으로 운영하던 안전환경실을 안전보건실로 확대했다. 안전보건실은 총 7개 팀으로 구성되며 회사 전체의 안전과 보건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건설(000720)은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함과 동시에 CSO를 선임했으며 대우건설(047040)은 품질안전실을 안전혁신본부로 높여 기존 1실 3팀 45명 체계가 1본부 1실 4팀 52명으로 확대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건설업계 사업 환경도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 작업 중지 명령 기간이 법 시행 이전에는 보통 한달 이후 해제됐지만, 올해부터 그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29일 토사 붕괴로 인해 작업자 3명이 매몰돼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의 경우 사고 직후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으며 약 5개월이 지난 9일 해제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용부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법 적용 여부를 비롯해 고발 조치 등을 결정한 이후 작업 중지 명령 해제를 검토하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한 후폭풍이 여전한 상황에서 건설업계는 건설자재가격 급등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연탄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올해 초부터 건설자재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았다.
 
유연탄 가격은 2020년 톤당 평균 60달러대를 기록했지만 2021년 130달러로 두배가량 상승한 이후 올해에는 최고 427달러까지 올랐다.
 
이에 유연탄을 핵심 원료로 사용하는 시멘트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다시 레미콘 가격을 자극했다. 쌍용C&E는 지난 4월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1종 시멘트 가격을 기존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15.2% 인상한 금액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수도권 경인지역 레미콘사는 5월부터 레미콘가격을 기존 ㎥(입방미터)당 7만1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13.1% 인상했다.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자재 가격이 인상되며 건설사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현장의 경우 원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자재가격 인상이 건설사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상반기에 화물연대 파업도 이어졌다.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파업까지 이어지며 건설자재 수급도 어려워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6월7일 0시부터 총파업을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위해 이번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14일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를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7일 만에 종료됐다.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 현장은 건설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를 운송하는 데 사용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들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어 운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시멘트 출하량은 평시보다 90% 이상 급감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7일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를 시작으로 8일간 누적 매출 손실이 106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 악재가 지속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자재비용과 금융비용 등이 증가하며 건설수주가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자재가격 급등 및 노조 파업 등이 지속된 결과 건축 공사 현장이 멈춘 영향으로 건설 투자도 전년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정부 지출 구조조정,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수주가 부진할 것"이라며 "건설투자의 경우 급등한 자재가격 및 공사비용으로 분쟁과 파업이 증가하며 올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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