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하반기 시작부터 노사 극렬 대립 조짐
삼성전자 노조, 80일째 집회…"노사협 운영 철폐하라"
현대차 노조, 중노위 노동쟁의 신청…파업 가능성도
경총 "정부, 엄정 대응으로 법치주의 확립해야" 요구
입력 : 2022-07-02 09:00:00 수정 : 2022-07-02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부 대기업에서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추가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노사 간 대립이 더 악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 4월13일부터 80여일째 서울 용산구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택 앞에서 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노조의 요구안에 여러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교섭단은 급여 체계와 관련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의 성과급 재원 변경 △정률 인사에서 정액 인상으로의 공통인상률(Base-up) 변경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동교섭단은 사측이 노사협의회와의 협상으로 임금 인상 9%, 유급휴가 3일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해당 결정 과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5월2일 고용노동부에 근로자참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동교섭단은 지난달 29일에도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인 노사협의회 운영을 철폐하고, 노동조합과 상생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4월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노사협의회 교섭 중단과 노동조합 단체교섭권 쟁취를 촉구하며 전국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에 연대투쟁 요청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지난달 22일 사측과 12차 임단협 교섭 이후 결렬을 선언하고, 다음 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는 그달 28일 울산 북구 현대차(005380)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발생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중노위 조정위원회는 대부분 조정안을 작성해 당사자에게 수락을 권고하지만, 노사 간 견해 차이가 너무 크거나 노사 당사자가 희망하지 않은 경우 등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이 자칫 추후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을 종료한다.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등 조정위원 3명은 2차례 조정회의에서 노사가 제시한 견해를 바탕으로 조정안 제시, 조정중지, 행정지도 등 3가지 중 하나를 결정한다. 조정위원회는 현대차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 사건에 대해 지난달 30일 오전 10시30분 1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노사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거부하거나 조정중지가 결정되면 노조는 쟁의 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 만일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신규 인원 충원, 정년 연장,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그룹사 노조원들이 지난 5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그룹사 차별적 가이드라인 분쇄! 격려금 동일지급 쟁취! 그룹사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민주노동총연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 동참하고, 민주노총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사측이 30% 삭감한 임금을 원상회복하고, 노조를 인정해 달라고 주장하면서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정부를 상대로 불법 행위가 발생할 시 공권력을 동원해 엄정하게 대응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내고 "산업 현장의 불법 행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처럼 산업 현장에서 불법 행위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은 과거 공권력이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은 관행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임단협 교섭을 둘러싼 노동계의 하투가 본격화하는 등 산업 현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불법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통해 산업 현장의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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